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랭이 Dec 01. 2023

기념일에는 돼지불백이지

상편) 가는 돼지불백에 오는 굴이 있지

입맛이 없을 땐 고기를 찾는다.

(아니 늘 고기를 찾는다...)


다이어트 결심도 잊은 채 늘 냉장고 앞을 서성이는 나를 관찰할 때마다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며 손은 냉동실로 향한다.


"뭐 얼려놓은 거 없나~"


냉동실 문을 활짝 열어보니, 글쎄 아주아주 위험한 녀석이 들어가 있다. 그것도 두 팩이나.

 

"랭! 이거 뭐예요? 두 팩이나 있네?"


"아, 앞다리살요? 마트 갔다가 사 왔어요. 요리할 거예요?"


"네!!!  못 참겠어요!!!"


밥 먹는데 못 참는 건 또 뭔지, 얇실하게 썰린 돼지 앞다리살을 두 팩을 꺼내 양념을 한 후 재웠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이 해요?"


그렇다. 1Kg을 누가 다 먹나...

사실 이유는 따로 있다.


그날은 나의 생일이었다. 생일이 되면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담아 전화도 드리고 가까이 있는 엄마에게는 미역국을 끓여드렸었다.


그런데 얼마 전, 엄마생일 때 미역국을 개시했기에 다른 반찬거리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거기다 생일 전 날은 나의 결혼기념일이다. 장모님께도 감사의 선물을 날려드리고 싶었다.


화려한 파티를 해드리지는 못했지만 돼지고기에 간장, 마늘, 생강 등 갖은양념과 아들이자 사위의 마음을 한 꼬집 흩뿌려 맛있는 돼지 불백을 해드리고 싶었다.




난이도 -

시간 - 50분

실패확률 - 5%

요리자격 - 비전공자 가능

획득점수 : 3점



<재료> - 밥숟가락 기준

돼지고기 앞다리살 한 팩(주로 450g 내외) : 5천 원


간 마늘 : 1 숟갈

생강큐브(가루) : 3 조각(한 스푼)

진간장 : 2.5 숟갈

간 양파 : 작은 양파는 2/3(큰 양파는 1/2)

맛술 : 2.5 숟갈

설탕 : 1 숟갈

올리고당(물엿) : 2 숟갈

후추 : 톡! 톡! 톡!

굴소스 : 1 숟갈

된장 : 2/3 숟갈

대파 : 5cm 어슷썰기

땡초 : 1 개 잘게 썰기


<요리방법>


1. 위 나열된 재료를 볼에 담아 양념을 만든다.

2. 고기를 넣어 주무른 후 20~30분간 재운다.

3. 잘 자고 있는 고기를 깨워 중 약불에 볶는다.

4. 익으면 먹는다.

※ 성공하면 댓글을 달고, 실패하면 구독을 취소한다.



장모님은 고향 갔다 오는 길

엄마는 일하고 있는 중


두 분 집 식탁에 불백 한 통 고이 올려두고 나왔다.


그리고 짐이 많이 있을 것 같은 장모님을 모시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아 전화를 걸었다.


"장모님 모시러 갈게요 이제 다 와가시죠?"

"아이고, 고맙네~ 안 그래도 짐이 많아서, 그리고 굴을 좀 사 왔는데, 싱싱한 거야. 같아 먹을래?"


"굴... 굴이요...? 당연하죠!"


'굴킬러, 굴도저에게 굴을 제안하시다니!!!'

불백을 보내드렸더니 굴이 굴러들어 온다.






<하편에 계속  - 가는 돼지불백에 오는 굴이 있지>



작가의 이전글 프로필을 업데이트해볼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