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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랭이 Mar 11. 2024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키랭이는 살면서 글을 남긴다

 나는 경험을 참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험은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그것이 기분 좋은 경험이든 기분 나쁜 경험이든 상관없다. 어쨌든 단조로울 수도 있는 우리 삶을 단조롭지 않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가보지 않은 길의 출발점에 설 때면 언제나 가슴 뛴다. 익히 알 수 있는 길이 아닌, 처음 내딛는 그 길을 마주할 때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당연히 따라올 '어려움'과 부딪혀 가며 싸워 이기면, 다음 스테이지로 안내받는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얻은 통찰력은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더 어려운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경험'의 영향력은 나만이 느낄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짜릿하다.


 경험의 유익을 알기에 나는 더욱 경험하려고 한다. 잘하는 것이든 못하는 것이든 상관없다. 왜 그것을 지금 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지금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다고 할 것이다. 왜 쓸데없이 힘을 쏟느냐고 묻는다면 훗날 쓸모 있을 것이라 답할 것이다. 그래서 뭐가 남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경험이 남는다고 답할 것이다.


 내 피부에 닿은 경험은 신선한 글로 탄생한다. 글은 흘러 흘러 빈 잔에 쌓이고 세월이 흐르면 책이 된다. 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지혜와 지식의 형태로 남아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분명 목차가 있고 서문이 있다. 그리고 무수한 경험이 쌓여 다듬어진 본문 있으며, 삶을 되돌아보고 자기평가와 반성, 교훈을 담은  맺음말도 있다. 그렇게 경험과 경험의 조각들이 모여 인생의 한 페이지를 이루고, 페이지와 페이지가 모여 한 권의 책, 즉 삶이 완성된다. 성공, 실패라는 알 수 없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지만 '경험'을 해야할 이유는 이것으로도 충분히다.


 비어있는 오늘의 페이지를 채우기 위해, 다음 페이지는 더욱 풍성할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새로운 도전을 한다.


 훗날 내가 남길 흔적의 조각들은 읽을 것 하나 없는 무색의 파편이 아니라, 기쁨과 슬픔, 환희와 눈물이 뒤섞인, 땀냄새 풍기는 한 권이 책이 되기를 바란다.  




주말 오전, 소방서 본서에 있는 선배의 부탁으로 사전미팅을 가졌다. 2시간이 넘는 대화가 끝날 무렵 선배가 말했다.


"야~ 진짜 도와줘서 고맙다. 오늘 너랑 이야기해보니까 어떤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할지 눈에 딱 들어오는 것 같아. 쉽지 않을 텐데 내 부탁 바로 들어줘서 진짜 고맙다야"


"아녜요. 선배.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재미있는 일을 해보겠어요. 덕분에 좋은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오히려 더 기쁜데요? 이번 시책 함께 잘 추진해 봐요!"


"고맙다!"


그렇게 나는 5월에 있을 특수시책 중 하나인 봄철 소방안전 문화 공연의 기획과 총괄을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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