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시공간의 제약 없는 최고의 취미
족구를 참 좋아했었다. 족구를 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 나가 일정 인원 이상이 모여야 시작이 가능하다. 어떤 취미생활이든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항상 있다. 간혹 그렇지 않은 취미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아주 대부분 제약이 걸린다.
글쓰기는 그에 비해 굉장히 자유롭고 경계가 없다. 장소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시간의 제약이 없다. 오히려 제약 없이 바로바로 작성하면 최고다. 지금 당장의 흘러가는 생각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해 두면 후에 멋진 글이 하나 탄생한다. 그렇게 완성된 글은 훗날 꺼내볼 수도 있고 출간작가님들처럼 책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글쓰기는 브런치스토리와 만나면 보람이 두 배 세 배가 된다. 같이 하는 이 없이 오롯이 혼자 즐기는 이 글쓰기가 브런치스토리에 발행되면 누군가에게 바로 읽히게 된다. 약간의 관심과 피드백을 받다 보면 글쓰기는 더 이상 독백이 아닌 하나의 작품이 되어간다.
나는 글을 쓰기 전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다. 생각나는 대로, 틈나는 대로 쓰는 것을 좋아한다. 손가락은 조금 아프지만 기록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우선 일상에서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면 그것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이고, 그 이벤트를 통해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정도를 가볍게 생각해 본다. 가르침을 얻는 상황도 있고, 반성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뒤통수를 얻어맞는 정도의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러면 그것을 스마트폰 메모장에 가볍게 몇 자 적어 놓는다. 바쁠 때는 몇 개의 키워드만 줄줄이 적어 놓는다. 여유가 있을 때는 한 줄에서 두 줄 정도 적어 놓는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 한 번에 손을 본다. 어쩌다 30분 이상 쓸 수 있는 시간이 나면 브런치 서랍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서랍에 들어간 글은 몇 번 다시 읽어보고 맞춤법이나 문장 호응 등의 오류를 수정하고 발행한다. 사실 이 과정이 조금 곤욕이기는 한데, 문장 호응이래 봤자 애초에 글을 잘 못쓰니 쓰고 나서 후회가 많이 된다. 구독 중인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방금 발행한 내 글을 다시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맞춤법 수정만 하고 글을 발행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대부분 후회한다)
휴대폰으로 몇 자 적어 넣은 게 무슨 글이 될까 싶기도 하지만 막상 해보니 재미가 넘친다. 아직 마감일 따위가 없는 초보 작가이니 스트레스는 더더욱 없다.
언젠가는 이불킥을 할 수도 있는 글이 발행되기도 하겠지만 이불더블킥을 하든 이불돌려차기를 하든 이불 날아 차기를 하든 어찌 되었든, 지금 나는 글쓰기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