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주연테크 입니...'까지만 보였다. 심장이 두근 거린다.
'뭘까?'
마치 패를 알고 있지만 바로 넘기면 흥이 깨지니, 괜히 조심스레 펴보는 것처럼 하던 일을 다 마무리하고 쉬는 시간에 열어보았다.
'엇... 엇??? 아!!!'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로또 4등까지 되어 봤는데, 그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추첨 경품으로 자전거도 받아봤다. 웨딩박람회 때는 명품 벨트도 당첨되어 봤었다.
하지만 이것은 가히 차원이 다른 기쁨이었다. 몇 주간 주연테크 SNS를 들락날락하며 혹시나 하는 기대에 당첨자 발표 소식을 계속 찾아보았다. 그런데 오늘! 오늘! 발표가 난 것이다!!!
이번 이벤트 당첨이 무려 최고사양의 노트북이라는 점도 있지만 내게 특별했던 이유는 사실 다른 데에 있다.
첫 째는 간절했기 때문이다.
그저 체육대회 같은 곳에 참여해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받아가는 그런 상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브런치에 입문한 지 두 달 조금 넘어가면서 글쓰기에 적합한 컴퓨터가 필요했었다. 하지만 아내와 사용시간이 겹쳐 거의 스마트폰만 이용했었다. (지금 이 글도 모두 스마트폰으로 적고 있고, 내 글의 8할은 스마트폰 작성이 대부분이다) 자기 전이나 기상 후, 혹은 쉬는 시간에 틈틈이 적었다가 발행하곤 했다. 집에 있는 노트북도 너무너무 오래되어 쓰다가 내가 먼저 병이 걸릴 지경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노트북에 대한 갈망이 커져갔고, 이번에 구입을 해볼까 싶어 아내와 상의를 했는데 포기하기로 했다. 끝도 모르고 치솟는 금리와 생활비에 12개월 무이자 할부도 어쩌면 영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이번 당첨 발표가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두 번째로 이번 이벤트 당첨에 내게 주는 특별한 이유는 바로, 글쓰기가 가져다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로또 1등이 아직 되어보지는 않았지만, 당첨소식에 방방 뛰는 나를 보고는 옆에 있던 동생이 "로또 1등 되셨어요?"라고 물어볼 정도니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는지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정부에서 주최한 공모전에 당첨되어 상품권을 받고, 그 글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으며, 그것에 힘입어 동호회 모집 홍보글을 만들어 동호회에서 인정받았다. 이제는 이벤트 당첨으로 그렇게나 소원했던 노트북을 받게 되었으니,.. 글쓰기는 정말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취미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제일 처음 기뻤던 것은 사실 공모전에 나간 우리 이야기를 읽고 잘 썼다고 기뻐해주었을 때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주고, 열심히 해보라며 응원해 주던 아내의 따뜻한 표정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글쓰기로 일단 소원 하나를 이루었다.
이제 다음 선한 일을 위해 내가 나설 차례다.
받게 될 노트북으로 이제 10손가락을 다 써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엄지손가락 두 개가 서로 휴가를 쓰겠다고 싸움이 난 것 같다.
(지금 이 글도 스마트폰 엄지손가락 작품이다...)
소방관을 위한 따뜻한 이벤트를 마련해 준 주연테크와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