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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FP 아내와 ISTJ 남편이 사는 얘기

탈모(II)

by namddang

지난 5월 초쯤, 여기에서 탈모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탈모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냥 살아왔다.

그러다 단골 이발소 사장님의 계속된 권유로, 지난 5월 초에 부산의 꽤 이름난 탈모 전문 병원을 찾게 되었고, 1년 치 약을 처방받았다. 1년 후쯤 상태를 보고 전화하면 약은 택배로 보내준다고 했다.


지난번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자신이 젊었을 때 탈모였던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꽤 진지하면서도 상세하게 약의 성분과 효과, 그리고 예상되는 부작용까지 조목조목 설명해 주셨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메모를 해두었다. 지금 다시 보니 좀 헷갈리는 부분도 있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처방받은 약은 피나스테라이드 1/4알, 미녹시딜 1알, 이뇨제 1/2알이다.

피나스테라이드는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데, 용량을 줄이면 탈모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만, 부작용으로 성기능 저하 가능성이 있어, 본인이 원하면 비아그라도 함께 처방해 준다고 했다. 일단 이번에는 처방받지 않기로 했다.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지만, 혈관을 확장시켜 두피의 혈류를 개선하면서 모발 성장에도 효과가 있어 탈모치료제로 널리 쓰인다고 한다. 다만, 이 약은 얼굴이나 다리, 팔 등 원하지 않는 부위에도 털이 많아질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요새 손등에 털이 많아졌다.

또한, 이 약은 부종(부기) 증상이 동반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이뇨제를 함께 복용한다고 한다.


약을 복용한 지 이제 두 달 반 정도가 되었다

아직 눈에 띄는 '대반전'은 없지만, 모공에서 예전에 보이지 않던 얇은 머리카락들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눈썹의 빈 부분도 이전보다 살짝 채워진 느낌이다. 큰 기대는 안 하지만, 매일 아침 거울을 볼 때마다, '혹시나'하는 생각은 조금씩 자라고 있다.


나는 3주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염색도 한다. 머리카락이 많지 않다 보니 짧은 스타일이 그나마 단정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단골 이발소 사장님이 이발하기 전에 내 머리를 유심히 보시더니, 지금 상태면 연말쯤엔 가르마를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웃어넘겼지만, 사장님은 본인이 40년 넘는 경력이라 하시면서 꽤 진지하셨다.


이 치료는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만 효과가 유지된다고 한다. 중간에 끊으면 다시 빠질 수 있다고.

그래서 일단 1년간은 꾸준히 복용해보려 한다.

이후 상태를 보고, 계속 이어갈지 결정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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