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너에겐 똑같이 들리는 말

말! 말? 발!

by 키카눈넝


몇가지 단어를 알아듣고 말하기 시작한지 꽤 되었다. 이제 제법 “맘마 먹을까?” 하는 물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목욕하러 갈까?” 하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끄덕할 정도이다. 언제 이렇게 큰걸까? 작은 입으로 옹알이하는게 신기하다고 동영상을 찍어대고 너의 목소리를 기다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인지하는 단어들이 하나 둘 늘어나다보니 헷갈리기 시작하는 것들이 생겼다. 가령 ‘말과 발’ 책을 읽어주며 “이히히히힝~ 이건 말이야 말!” 하면 아, 알겠다는 표정으로 신나게 발을 가리킨다. 배시시 웃는 얼굴에 아니라는 말은 못하고 “그래 그래, 발이야 발~!” 하고는 넘긴다.


아, 그리고 ‘개미와 거미’도 헷갈려한다. 발음을 아무리 똑바로 해줘도 아이 귀에는 다 똑같이 들리나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또 거미와 개미를 그림으로 척척 집어 낸다. 알아들으려 나랑 소통하려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죽겠다. 지금 말과 발, 거미와 개미를 구분 못하면 어떠랴. 나는 네가 웃는 얼굴만 봐도 밥을 세그릇 먹은 듯 든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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