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아줌마’ 가 더 좋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비행기를 탔다. 아마 제주도로 간 신혼여행을 마지막으로 공항 근처도 가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국내선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이번엔 저번 비행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와 함께 갔다. 엄마아빠의 제주도 여행에 나와 연두가 함께했다.
연두는 생에 처음 비행기를 탔다. 울거나 힘들어할 줄 알았던 이륙과 착륙시간에는 아무렇지 않게 잘 버텨줬다. 오히려 내가 어지러워 몸을 뒤로 기댔다. 친정 올 때 타는 ktx에서도 그랬듯이 먹을 것들을 끊임없이 주었다. 그래야 얌전히 앉아 가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식당에서 핸드폰 보여주기에 대한 것이다. 난 절대 아기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밥을 먹지 않겠다 다짐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했지만, 결국은…. 작은 핸드폰 대신 커다란 아이패드로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는 위로로 뽀로로를 틀어 놓고서 밥을 먹었다.
여행까지 와서 맛있는 식사를 조금이나마 더 여유롭게 먹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디서 읽은 전문가의 말대로 굳이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함께 시청하고 그 영상에 대해 대화를 나누라는 말에 열심히 밥을 오물거리며 함께 시청하는 척했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연두에게 간이 되어있는 음식을 완전 봉인 해제하였고, 미디어의 편리함에 문을 두드렸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혼자이던 전과는 달리, 분명히 여유롭지 못하고 조금 더 힘들었지만, 부모님과 그리고 우리 연두와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을 감출 수 없었다.
막연한 불안함을 가지고 살았던 ‘아가씨’ 시절이 때때로 그리워질 때도 있지만, 언제나 든든하고 존재 자체만으로도 내 삶의 이유가 되는 존재들이 있는 지금의 ‘아줌마’ 가 더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