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꽃집 이모.

엄마 껌딱지.

by 키카눈넝

태풍 ‘쁘라삐룬’ 덕에 비가 억수로 오는 날이었다. 오늘은 연두 엄마의 친구, 꽃집 이모가 놀러 오기로 한 날! 대구에서부터 태풍을 뚫으며 여기까지 달려와 준 덕분에 오랜만에 들뜬 마음으로 나섰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이런저런 안부를 물으며 한 손으로는 열심히 연두에게 맛있는 까까를 주었다. 금방 까까는 동이 났고 연두는 심심…. 이제는 망설임도 없이 뽀로로를 틀어 주고 사진을 보여주는 기술을 썼지만, 아가의 집중도가 높으면 얼마나 높을까.


시간이 갈수록 나와 연두를 보러 달려와 준 친구 커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연두는 더욱더 심하게 칭얼대며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자기를 안고 서 있으라고 떼를 썼다 :(((

배가 고픈가…. 졸린가 안 돌아 줬다고 그러는 건가. 친구도 계속 서 있는 내가 안쓰러운지 같이 서 있고, 나는 나를 도와주지 않는 연두가 미웠다. 속상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제대로 얘기도 못 하는 지경에 너무 미안했다. 다행히 친구 커플은 나를 배려해주었고 덕분에 무사히 집에까지 올 수 있었다.



집에 오니 막상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직 아기인데 뭐가 불편했던 걸까. 말도 못 하고 답답했을 텐데.
나는 오늘도 하루를 미안함과 후회가 남는다. 잠이 든 아이의 머리를 괜히 쓰다듬으며 사랑한다 한 번 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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