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토요일
어제는 "당신을 행복하게 해 드릴게요."라는 꽃말을 가진 델피니움 한 다발을 누군가에게 선물했다. 꽃말이 입말로 채워지며 상대에게로 또박또박, 천천히 나아가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봉우리가 아직 다 피지 않은 것을 골랐으니 매일 줄기 끝을 조금씩 잘라주면 일주일 정도는 살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 중요한 건 그 시간만큼 지속될 기억이다.
길쭉이 뻗은 연보랏빛 꽃을 품에 안았을 땐 기분이 조금 달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꽃을 사는 순간으로부터 나는 일종의 다정함을 느꼈다. 그리고 머지않아 두 사람을 만났다. 처음이었으나 아주 오래 전부터 이미 알아온 듯한, 묘한 기시감이 드는 만남이었다.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동안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다만, 환한 웃음이 오가는 순간 순간들 사이로 보이지 않는 서로의 상처와 설움의 조각들이 폐부를 무겁게 짓누르곤 했다.
헤어지기 전에는 초여름의 더위가 웃도는 거리를 나란히 함께 걸었다. 화분이 늘어선 꽃집 앞에 멈춰 잠시간 머무르기도 했다. 꽃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모습을 한 발 뒤에서 지켜보다 사진으로 남겨 두었다. 사진 속 두 사람을 들여다 볼 땐 모든 게 마치 꿈 속인 것 같았다.
곧 헤어질 때가 되어 우리는 헤어졌다.
먼 길을 혼자 돌아가는 길엔 견딜 수 없는 슬픔에 몸을 앓았다. 저기••• 두고 온 기억 속에 한 여인이 있었고, 나는 다정히 엄마, 하고 부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