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네 Feb 28. 2021

뉴질랜드 북섬 캠핑카 한달 여행기

뉴질랜드 병원 여행기




다들 장시간 비행으로 힘들고 한국시간에 맞추다보니

해가 중천에 떴을 즈음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랄라는 밤새 중이염에 걸렸는지 귀가 아프다고 울어댔고,

룰루는 고열로 몸이 펄펄 끓었고

딸링은 건조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골골댔다.


애들 감기란게 그렇다.

낮에는 아픈것도 잊어버리고 다들 신나게 논다.

하지만 밤이 되면 기침에 고열에....

랄라는 중이염까지 걸렸으니.

한국에서 가져온 해열제를 먹여보긴 했지만...ㅠ


여행중 아프면 안된다고 무조건 병원부터 가자는 딸링!

무사고를 확신하며 여행자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는데....

나야 강인한 ^^ 정신력으로 견디면 되지만,

운전을 해야하는 딸링이랑 어린 둥이들 땜시루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복지가 잘된 나라니 여행자에게도 혜택이 있지 않을까하는

약간의 소망을 가지고 우리는 병원으로 향한다.

유모차에 둥이를 태우고,

탑텐에서 소개해준 오레와비치 반대편

레드비치에 있는 병원으로 고고~~


울 딸링만큼 걸음이 느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캠핑카 운전만큼이나 느리네 ㅠ

유모차를 밀며 그는 세월아~~네월아~~걷는다.

이러다 병원 갔다오며 여행 둘째날 다 보내겠네 싶어 나는 그를 재촉한다

 그래봐야 내 입만 아프다...에휴...








겨우겨우 동네구경해가며 레드비치 쇼핑타운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같은 멋진 쇼핑타운 아니다.

식당 하나, 옷가게, 조그만 구멍가게, 병원, drug store, 도미노피자 이게 다다.

생활에 딱 필요한 아이템만 있다.


병원에 들어갔더니 진료비표가 있다.

정찰제???!!!!

근데 너무 비싸다.

 community service card를 지참한 뉴질랜드 국적 사람들에게는 할인이 되지만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알짤 없다.

네가족 모두 진료를 받으면 거의 200달러가 넘는다.

너무 비싸서 병원을 떠나지도 못하고 계속 망설이고 있는 울 부부를 보고 측은해 보였을까?

간호사가 애들 진료비는 받지 않을테니 진료를 받으랜다.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괜히 깎아준다니 병원에 대한 불신이 조금 밀려왔지만

앞으로의 건강한 여행을 위해서 진료를 받기로 했다.


가족 넷이 진료실에 조르르 나란히 앉아서 웃기는 진료가 시작되었다.ㅋㅋㅋ

딸링은 미쿡에서 대학을 나온 일명 해외파이고 난 영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딸링이 구사하는 단어는 100개정도ㅋㅋ

 난 영어가 아니라 문학을 전공했다는 핑계로 꿀먹은 벙어리...

게다가 뉴질랜드 액센트는 영국식이라 알아듣기 더더욱 힘들다.

예를 들어 name은 나임.

7은  씨븐~

그런데 의학용어를 우리가 어찌 알겠는가?

다행히 스마트폰에 있는 사전으로 몇가지 중요한 건 적어갔다.

중이염...inflammation of the middle year

가래...sputum

자기야 콧물은 뭐지?

 nose water?

땡 !!!

running nose~!

더듬 더듬....콩글리쉬랑 말도 안되는 영어로 겨우겨우 진료를 받았다.

애들 앞에서 똑똑한 엄마, 아빠로 보이고 싶었는데..

흑...망했다.

다행히 의사는 아주 친절했구 둥이들도 뉴질랜드에서의 병원놀이를 즐거워했다.

아이들 약을 처방하기 위해선 몸무게를 알아야하는데

의사가 옆방으로 가서는 일반가정에나 있을법한 아날로그 체중계를 들고 온다.

아이들 몸무게도 재고 우리나라처럼 스티커랑 스템프도 찍어왔다.

엄지손톱만한 스티커 한장을 받고 아이들은 무지 기쁘다.

얘들아 그게 15만원짜리란다.


처방전을 받고 바로 옆에 있는 드럭스토어에 내밀었더니

약만드는데 10분정도 걸린댄다.

뉴질랜드

참으로 슬로우슬로우한 나라군.

우리나라같음 뚝딱 만들어줄텐데...거참...너무 여유롭군 이사람들...

그래서 도미노피자에 가서 피자를 먹었다.

테이크아웃 전문인데 염치불구하고, 그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서 허겁지겁 고픈 배를 채웠다.

그리고는 드럭스토어 갔더니 뜨아아아아아~~

약값을 미리 물어볼 걸....

약값이 또 15만원이다ㅜ

양도 엄청나다...이럴줄 알았음 어른꺼 1인분, 애들꺼 1인분만 해도 됐을텐데...

흑흑흑.....첫날부터 출혈이 너무 크다....

그래 액땜햇다고 생각하자...

우리에겐 앞으로 무지무지 즐거운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홀팍으로 돌아온 우리는 캠핑카의 그늘막 차양을 펼치고 캠핑 테이블이랑 의자를 꺼냈다.


자~~이제 슬슬 캠핑분위기 내볼까~~

테이블 위에 차려진 건 수많은 약들^^:::







자~ 언능 약먹고 기운 차려서 놀자구~~!

근데 이게 몬일?

약을 먹었더니 약기운인지 졸립다는 딸링!!!

환장하겠다!

딸링은 캠핑카에서 자고, 모성애에 불타는 나는 둥이들을 데리고

오레와비치로 나간다...






긴 해변 저끝에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오 조개가!!!! 그냥 널려있다.

3월말 여름의 끝자락이지만 우리에겐 왜이리 춥게 느껴지는지...

몇몇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는데 우린 겨울 점퍼차림이다.





애들이랑 난 조개잡이에 시간가는줄 몰랐다.

한참을 놀고났더니 룰루 콧물 장난 아니다..쿠하하하하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 감기가 심해질까봐 억지로 끌고 캠핑카로 돌아왔더니

딸링 혼자 멋지게 캠핑의자에 앉아서 커피 마시며 여유 부리고 있다.

이럴때 쓰는 말인가...쩔어......

얄밉지만 운전을 해야하는 중요한 몸이기에 당분간 잘 모시기로 한다.


딸링, 룰루, 랄라, 나...침대에 모두 멸치처럼 다닥다닥 붙어 누웠다.

눈을 감으니 오레와의 넓은 바다가 보인다...

딸링은 바다구경도 못했으니....쩝....

눈을 감으니 넓은 우리집 침대가 보인단다.....

암튼 오늘은 숙면을 취하고 싶은데....


      하지만 감기는 쩝 .....





* ACC: 뉴질랜드 국적자나 여행자 모두, 뉴질랜드내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한 상해치료비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




https://www.instagram.com/kikiki032980/ 

작가의 이전글 뉴질랜드 북섬 캠핑카 한달 여행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