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단상 - 홍대 아침
파멸의 추구가 축제에서 얻는 것은 환희이다.
우리는 공허에 다가간다.
그러나 그것은 거기에 빠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현기증에 취하고 싶으며 그래서 추락의 이미지면 충분하다.
조르주 바따이유, '에로티즘의 역사' p.150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는
결합의 절정보다
죽음의 나락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현기증에 취하는 시간이
오히려 평화롭다.
불빛 인파 흥청이는 도시의 밤보다
그 후의 피로가 더 달콤하다.
망아 황홀경의 클럽에서 나온 이른 아침.
환희의 대가는 피로다.
도시의 피로는 고요하다.
배설이 끝나면
소비는 멈춘다.
상품이 사라진 시간.
사람도 없다.
공허다.
공허의 안락함.
그것으로 족하다.
그리고
누군가는 다시 시작을 준비한다.
도시는 죽음의 자리에 다시
터파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