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후 세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키토네 Mar 02. 2022

오후 세시

가네샤와 점심을

일본은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는 레스토랑이 대부분이다.


어쩌다 보면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을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러한 날.


일이 끝나는 시간이 어그러지고

마음에 두고 있던 샐러드 레스토랑도 무슨 일인지 문이 닫혀서.

(이런 경우면 코로나 관계의 일인가…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

점심 인파가 빠진 길을 덩그러니 걷다가 늦게 까지 점심을 하는 인도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커리가 먹고 싶었던 것은 딱히 아니지만.

따로 주문한 치즈 난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그만 기분이 포근해졌다.


치즈난이 먹고 싶어 커리집에 들어가고

파인애플이 먹고 싶어 하와이안 햄버거집을 찾을 때가 있다.


그냥 치즈를 먹고 파인애플을 먹어.

네가 원하는 것은 그뿐이 아니더냐.

차선에 좀처럼 만족해하지도 않잖아.


그래도

그러다가

다른 맛을 보게 되는 때도 있으니까.

라고 아주 작은 우연을 기대해보는

까다로운 주제에 나이브한 나.


치즈난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라씨의 달달함에 온화해져서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 꽤 있다.

커리집인데 모두 조용히 앉아

책을 읽고 있고, 쓰고 있고, 그리고 있다.


오후 세시의 인도 커리집 풍경.


모든 것이 그렇게 다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다 나쁘지도 않다.


#가네샤와 점심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