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또영 칼럼 '집'
세입자 구하셨어요? 저는 집에서 잠만 잡니다
내가 하숙집을 구할 때 자주 쓰던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 일, 도서관 그리고 밤에 들어와 잠만 자고 아침에 다시 나가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집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의식주; 옷, 음식 그리고 집
이 3가지 요소는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 더 이상의 설명은 입 아프다.
집은 그 3가지 요소 중 가장 갖기 어렵다. 너무 어렵다.
도대체 가장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내 집’에서 사는게 이토록 어려운가..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SNS에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나 은 수저로 해당되는 사람들의 멋지고 화려한 집, 인테리어, 가구 등 자랑하는 사진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물론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는 해당 안 되는 얘기지만
그들에게 집이란 이미 장착된 아이템인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인생의 꿈이 ‘내 집 갖기’인 사람들은 SNS 안에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내 집 갖기’는 더 이상 목표가 아닌 꿈을 꾸는 일이 되어버렸다.
현대 사회에서 ‘집’이라는 ‘필수’ 요소는 기본이 아닌 ‘자본’이 돼버린 지 오래다.
앞으로도 희망이란 자욱한 안개는 걷힐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서 취직을 하고 돈을 번다.
무엇을 위해서? 각자의 목표와 꿈을 좇기 위해서.
물론 모두의 목표와 꿈은 각기 다르겠지만 그 중심을 관통하는 중요한 뼈대는 ‘집’ 일 수밖에 없다.
왜?
집이 있어야 결혼도 하고 가족도 갖고 심리적, 신체적 안정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 일단은 위치나 크기, 가격을 타협한다면 내 집 마련은 가능하다.
그런데 집을 현찰 일시불로 구매하지 않는 이상 대출과 같은 빚을 지고 마련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은 즉, 빚을 갚기 위해 일해야 한다는 말이다.
열심히 일해서 벌어온 돈. 기대하던 월급날!
만져보지도 못한 내 땀이 서린 월급…
다 어디…?
직장인 75%가 월급을 17일 만에 소진한다는 통계가 있듯이
“뭐 이리 나가는 게 많아...” 생활비, 대출, 보험, 통신료 등등
그래 월급은 그렇다 치자. 열심히 일한 대가로 좀 쉬자.
……?
칼퇴근은 고사하고 잦은 야근과 장시간 근로 거기다가 주말 근무?
집에서 편히 쉬면서 독서나 요리, 게임이나 TV 시청과 같은 내 ‘여가’ 시간은 어디로 간 것인가.
그렇다
집에서 살기 위해 일하지만 도대체가 집에서 살 수가 없는 이 재미난 상황
웃기다. 너무 웃겨서 눈앞이 뿌예질 지경이다.
너무 극단적인 상황과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 겪는 일?
지금 우리 젊은 세대들은 극단적인 세상에서 극한의 노력을 하며 극심하게 시달리고 있다.
기성세대들이여
“우리 때엔 공부하며 아르바이트하며 집값, 생활비, 유흥비까지 다 벌어서 다녔다. 요즘 얘들은 도대체가 열정이 없어.”
적어도 이런 말은 하지 말자.
지금 젊은 세대들이 포기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치열하게 물고 뜯고 경쟁하며, 몸과 영혼이 썩어 문드러지게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바로 당신들이 물려준 세상이다.
정말 많이 미안해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올바른 정치로 사회 시스템 개선에 노력한다면
우리는 ‘집에서 살 수 있다’
집이란 누구든 살 수 있고 살아야 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