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또영: 오늘은 또 어떤 영화를 #4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Ghost In The Shell)
03월 31일 2017년 개봉 SF/범죄/액션
공각기동대는 1989년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를 1995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탄생 시키며 전세계에 폭발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다. 20년 전의 작품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천재적인 발상과 아이디어로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매트릭스>가 공각기동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알려지며 더 유명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 소설, 게임들의 모티브가 되어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헐리우드판 <고스트 인 더 쉘>은 2008년부터 ‘드림웍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제작이 기획되었지만 결국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을 감독한 ‘루퍼트 샌더스’가 연출을 맡았고,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시나리오를 쓴 ‘제이미 모스’가 각본을 맡았다. 또한,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시리즈를 제작했던 ‘이사카와 미츠히사’가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원작의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는 헐리우드 흥행 누적 랭킹 여자 1위에 빛나는 고전미와 섹스 심벌의 대명사 ‘스칼렛 요한슨’이 맡았다. 영화 <어벤저스>의 ‘블랙 위도우’로 대중들에게 유명한 그녀는 영화제작 초기부터 주인공으로 물망에 오르며 찬반의 논란을 겪었지만, 캐스팅에 확정되고 예고편에서 ‘쿠사나기 모토코’로 분한 모습이 공개되자 높은 싱크로율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 외에 캐스팅으로 헐리우드의 명품 배우들로 영화의 기대감을 더욱 높여줬다. <세 가지 색: 블루><잉글리쉬 페이션트><사랑을 카피하다>로 베니스, 베를린, 칸 세계 3대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쓴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닥터 오우레’역으로, 영화 <벤허>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대세남 ‘필로우 애스백’이 섹션9의 특수요원 ‘바토’역. <헤드윅><몽상가들><빌리지>에서 폭넓은 연기력을 입증한 매력적인 배우 ‘마이클 피트’가 미스터리 한 인물 ‘쿠제’ 역을 맡으며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준다.
헐리우드판 <고스트 인 더 쉘>은 ‘오시이 마모루’의 1995년 극장판과 ‘제3의 공각기동대’라 칭해지는 ‘카미야마 켄지’ 감독의 <공각기동대 SAC>(2002), 그리고 ‘오시이 마모루’가 2004년 공각기동대 2편으로 제작한 <이노센스>가 적절히 혼합된 내용을 띄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이미 본 관객이라면 내용면에서 다소 혼란스러울 여지가 있다. 주, 조연들의 캐릭터들의 싱크로율이 높아 원작을 수준 높은 수준으로 재현했고 배경이나 로봇들의 디자인도 원작과 흡사하게 만들기 위해 공들인 편이다. 그리고 헐리웃의 거대 자본으로 재탄생 되었기 때문에 영상미 면에서 아주 수려하다. 도시 풍경과 시가지 표현은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하여 원작의 팬들로 하여금 비주얼 면에서 흡족함을 주기 충분하다. 특히 고층 빌딩 낙하 신은 세련되고 화려한 배경이 더해져 시너지를 만들어 내며 최고의 명장면으로 부족함이 없다. 또한, 원작의 음악을 감독했던 ‘카와이 겐지’가 헐리우드 판에도 참여하며 원작의 청각적인 즐거움을 재현했다.
하지만, 원작의 팬에게는 혼란스러운 내용 전개와 원작과 비교되는 깊이가 부족한 주제의식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기억상실에 걸린 주인공이 자아 정체성을 찾는 소재는 이미 수도 없이 다뤄져왔던 주제라 식상할 수밖에 없고 스토리를 관통하는 기억 통제에 관한 테마 또한 클리셰로 참신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감독인 ‘루퍼트 샌더스’는 많은 혹평을 받았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이후로 발전이 느껴지지 않고 이같이 스케일 큰 영화를 연출하기엔 그릇이 부족한 모습이 보여 안타까웠다. 개연성의 오류와 억지스러운 내용의 전개, 노골적인 원작 복제로 감독의 의도를 동의할 수 없게 만든 점은 팬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다.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미쟝센이나 음향효과 그리고 SF 적인 요소에서 주는 쾌감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감동이나 여운을 기대한다면 자칫 지루해질수 있다. 그런 기대를 버리고 주, 조연들의 연기와 비쥬얼, 음악에만 포커스를 주고 관람한다면 영화 표 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시간 잘가는 SF 영화 한편을 보고 올 것이다.
헐리우드판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20년 전의 천재적인 발상은 결국 헐리우드에서 껍데기만 남은채 부화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