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토스트
게스트 하우스의 아침은 토스트인 경우가 많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먹는 토스트가 질릴 때쯤, 나는 '떠날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짐을 챙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고부가 아침 메뉴를 가지고 갈등하는 장면이 TV에 종종 등장했다. 시어머니가 '난 이런 빵쪼가리, 아침으로 못 먹는다!'라고 하면, 며느리는(보통, 직장 여성)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어떻게 아침밥을 차려요!'라고 대꾸했다.
요즘은 TV에서 그런 장면을 못 본 것 같다. 물론, 13년 전 고향을 떠나면서, 나는 티브이가 있어본 적이 없지만... 어쨌든 그 빵쪼가리가 오늘 내 아침 식사다. 프라이팬을 데워, 식빵 두 조각을 올리고 굽는다. 토스터기 하나쯤 있을법한데, 팬에 굽기를 고집하고 있다. 빵이 더 촉촉하게 구워지기 때문에. 둘 중 한 조각 위에 계란을 얹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준다. 사실 구워서 소금과 후추를 뿌리면 웬만한 재료는 다 맛있다. 이 메뉴는 오늘 처음 시도한 것인데, 해외 요리책에서 본 사진을 떠올리며 했으나, 결과물은 역시 달랐다.
집에서 매일 아침 토스트를 먹는다면,
며칠 내로 집을 떠나고 싶어 지겠지...
2015.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