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일기 / 뉴욕 / 2014.9.4
창밖으로 들어오는 아침 바람이 차다. 어느 작가는 '가을 모기는 슬퍼서 죽이지도 않는다'라고 했지만, 가을 모기 때문에 밤새 잠을 설친 나는 아침에 식탁 위를 유유히 비행하고 있는 녀석과 만났을 때, 망설임 없이 에프킬라를 들었다.
뉴욕에 온 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났고, 그건 렌트비를 낼 날이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매달 렌트비 1,200 달러를 내고 살 형편은 아니었다. 그것도 7 트레인의 거의 끝에 위치한 외진 홈스테이에 살면서.
뉴욕은 한인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다. 다들 '헤이코리안'에서 무언가를 찾는다. 나도 한참 집 정보를 검색하다, sunnyside에 괜찮은 가격의 거실(?)을 찾았다. sunnyside는 맨해튼에서도 멀지 않은 퀸스의 한 동네인데, 일단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햇볕이 비치는 쪽'...
동네는 조용했고, 가로수들이 많았다. 나는 나무가 많은 동네를 좋아한다. 내가 살 아파트는 방 하나에 거실, 부엌, 화장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거실에 해당하는 공간이 내가 쓸 공간이었다. 거실은 생각보다 넓었고(전에 살던 지층 홈스테이의 3배 정도), 전에 살던 사람이 두고 갔는지, 매트릭스와 책상 하나가 넓은 거실 구석에 휑하니 놓여 있었다. 어쨌든, 내겐 딱이었다.
방 하나는 한국 여자 2명이 같이 쓰고 있었고, 거실과는 부엌을 경계로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내 방(?)에는 방문 대신 두꺼운 커튼이 쳐져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누군가 부엌에서 요리를 할 때, 그 냄새를 고스란히 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사라고 해봐야 짐은 여행용 트렁크 하나면 충분했다. 리지우드 지하철 역에서 여행용 트렁크를 싣고, 써니사이드 지하철 역에서 내리는 과정이 이사의 전부였다. 렌트비는 보증금 660달러에, 월세 660달러였다. 사정을 해 월세를 630으로 깎았다. 혼자 타지에서 살다 보면, 생활력이 늘 수밖에 없다.
짐 정리를 마치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일단, 먹고살아야 하니까, 식료품점부터 확인해 둔다. 그다음은 빨래. 아파트에서 코너 하나만 돌면, 길가에 코인 세탁소가 있다. 쿼터 4개면, 건조까지 가능하다. 지하철 역까지는 5분. 군데군데, 아일랜드 펍들이 눈에 들어왔다. 동네에 자그만 극장 하나도 있다. 던킨 도너츠 위치까지 확인하고, 거실로 돌아와 커튼을 치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첫밤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