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브릿지

음악 일기 / 뉴욕 / 2014. 9. 12

by 전찬준

11월 하순 경, 뉴욕의 청아한 날씨를 참 좋아한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 뉴욕의 공기가 서울처럼 나쁠 것이라는 것. 하지만, 뉴욕은 반딧불이 종종 보일 정도로 공기가 좋다. 중심부에 커다란 숲(센트럴 파크) 하나가 버티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비싼 땅에 대형 공장을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관광객이 많은 곳은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뉴욕 하면, 브루클린 브릿지를 상상하는 것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언젠가 한국사람들이 브루클린 브릿지 아래 홍어집을 차렸다가 대박을 냈지만, 결국 보건 당국에 적발되어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날 날씨는 맑았고, 구름이 높고 하늘은 아름다웠다. 나는 도시 한가운데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강바람과 함께 여기저기 녹슬어 있는 브루클린 브릿지의 정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중간중간 마주치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했다.


대도시 한가운데 오직 사람의 다리로만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브루클린 브릿지 위에서 바라보는 뉴욕은 아름다웠고, 나무로 된 바닥 틈새로 흐르는 강이 보였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한참이나 강의 흐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기타를 꺼내, river flow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다리를 건너자 곧, 덤보에 도착했다. 덤보에는 외벽이 온통 그라피티로 뒤덮여있는 건물들이 많았다. 문득 근처에서 일한다던 자영이 생각났다. 자영은 시게코의 홈 파티에서 만난 한국 사람으로, 내게 처음으로 홍대 클럽 빵의 존재를 알려 주었다.


자영과 시게코의 집을 나와, 그리니치 빌리지의 어느 카페에서 한동안 이야기를 했다. 자영은 디자인을 전공했고, 언젠가 내 앨범 표지 디자인을 해준다고 했었다.


그때 자영이 전화를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의 기억은 없지만, 내가 곧 헌책방을 발견하고, 많이 기뻐했던 기억은 있다. 나는 헌책방에 들어가 한참이나 오래된 책들을 펼쳐보았고, 책방에는 알록달록하고 폭신한 3인용 소파가 비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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