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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찬준 Apr 16. 2024

치앙마이의 음식

음악 일기 / 치앙마이 / 2014.11.15

치앙마이로 돌아온 나를 녹과 스트로베리, 빰, 똥, 옷은 매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리고 빠이가 좋냐, 치앙마이가 좋냐를 매번 물어보았고, 나는 망설임 없이 치앙마이라고 했다. 빠이의 자연경관은 더없이 좋았지만, 다운 타운은 투어리스트의 놀이터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카오산 로드와 마찬가지로. 그리고 매일밤 온 동네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지는 큰 소리의 레게 음악을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었다. 밥 말리의 정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


녹은 나를 오늘 치앙마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현지 식당에 데리고 가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우리는 타페 게이트를 지나 나이트 바자 쪽으로 걸었다. 레이디 보이들이 가끔 내 팔을 만졌다. 나는 녹에게 저 사람들이 어떻게 레이디 보인지 아느냐고 물었고, 녹은 저 가게에 쓰여 있잖아라고 말했다. 나는 태국어를 읽을 수 없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치앙마이의 어느 구석진 골목, 식당은 사람들로 붐볐다. 녹은 이것저것을 알아서 준비했고, 외국인은 너밖에 업으니, 사진을 많이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주라고 했다. 나는 그대로 했다. 


찰밥, 돼지살 튀김, 내장 튀김, 소고기를 계란 흰자 안에서 익힌 듯한 요리, 그리고 태국의 노른자가 진한 계란, 양배추와 배추절임이 탁자 위를 채웠다. 그리고 계란 위에 올려먹는, 각종 야채를 버무려 만든 고명과 약간 묽은 쌈장 정도로 보이는 튀김용 양념이 종지에 담겨 나왔다. 


음식값은 120밧. 평소 먹는 음식에 비해 비싼 편이었지만, 나올 때, 배가 불러 배를 움켜쥐고 나왔다. 돌아오는 내내 녹은 카타리나 타령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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