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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병기 Apr 29. 2019

<괴물> - 괴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뭐? 서울에 괴물이 나타났다고?!


봉준호와 송강호가 다시 만나 <기생충>이라는 새로운 영화를 제작, 곧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은 최종병기는 괜시리 폼을 잡으며 허공을 향해 긴 연기를 내뱉는... 아차차... 최종병기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기생충이라... 



최종병기 : 문득 13년 전에 개봉하여 1300만 관객을 동원, 아바타 이전 최고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괴물>이 생각나누나. 나는 누나가 없는데 누나가 생각나누나.



오늘은 오랜만에 <괴물>을 다시 한 번 보고 리뷰를 써보기로 한다.



최종병기 : 13년 전이라... 당시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았던 7살짜리 두 발로 걷던 짐승들이 올해 19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갔겠구나. 이제 4월...  괜히 좀 찝쩍대다가 슬슬 내 맘을 몰라준다는 둥, 너만을 사랑했다는 둥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 병나발 불면서 봄 축제 기간을 맞이할 때가 되었는데 말이야.



어찌되었건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쓰기 위해 떡볶이를 기대하고 왔다가 실망하고 가는 신당동 자택에서 조용히 <괴물>을 보며 코딱지를 파던 최종병기는 갑자기 온몸을 마구 뒤틀며 바닥에 쓰러져 나뒹굴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괴물이에요.


그리고 온 몸에 딱딱한 껍질이 돋고 몸이 점점 커져 옷이 다 찢어진다. 손발은 악어의 그것처럼 흉측하게 변해 발톱이 길은 길어지고, 피부는 백옥 같은...이 아니고 비늘이 돋아나 매끄러워 지고, 이빨은 송곳니가 길어지는 등 잘생긴(?) 최종병기의 외모...가 괴물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한다. 


최종병기 : 우어우어우어~~~ 리으어뷰 쓰기으어 싫으어으어우어어~~~ 


여기는 청와대. 


대통령 비서 실장 : 대통령님 큰일이 났습니다!!! 


대통령 : 응? 요새 큰일이 뭐 이렇게 많이 납니까아~? 미쉐먼지 때문에 안 그래도 슈트레슈 받는데~ 뭡니까아~?


비서 실장 : 청계천에 괴....괴물이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 : 뭐요? 샤람이 먼저 아닙뉘까아~? 국가 재난 사태 선포하고 당장 장관들 소집하셰요~ 


10분 뒤 긴급 호출을 받은 장관들이 청와대에 소집된다. 


대통령 : 아~ 그... 청계천에 지금~ 괴물이 출현했다고 하는데에~ 그...아... 현재... 그... 지금 피해 샹황이... 아마도... 저.... 출현 시간은... 지금 긴급하게... 음... 에...또... 


장관들 : ...(웅성웅성) 


대통령 : 재난 안전 관리 본부에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슐 텐테에~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이슈므로~ 각 행정부 수장들인 장관들께셔 각자 대응 방안을 마련해주셰요~


문화체육관광부 : 아, 위기는 위험과 기회 아니겠습니까?


대통령 :  그렇죠! 그렇죠!


문화체육관광부 : 저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통령 : 오, 창의적인 장관다워요.


문화채육관광부 :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겁니다! 굉장히 좋은 기회입니다! 저 괴물을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겁니다! 청계천이니 중국인들도 많을테고 말이죠. 메이저 리그에는 코리안 몬스터 류뚱...아...아니 류헨진, 청계천에는 한류 괴물. 어떻습니까?


고용 노동부 : (입맛을 다시며) 관광상품 만들면 일자리가 얼마나 창출되는지 혹시 자료 있습니까? 보도자료 좀 배포해야 해서...


농림축산식품부 : 관광 상품에 앞서 일단 방역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과거처럼 허술하게 해서는 큰일나는 것 아시죠?



대통령 : 쉬끄러워요. 당신 때문에 내가 10년을 늙어.


통일부 : 저요! 좋은 의견이 있습니다! 


대통령 : 오! 역시 통일부야!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니겠슙니까아? 그래서 저는 가족들과 중국집에 가면 늘 짜장면으로 통일을 해요. 남북관계 해빙 무드처럼 시원하게 의견 개진 해주셰요.


통일부 : 제가 교육부총리와 함께 교육 자료를 만들어 분단 역사 민족의 아픔과 통일이 되었을 때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 등을 강조하면서 통일의 필요성을 괴물에게 교육 시키는 겁니다. 


교육부총리 : (반기며) 검정 교과서로 내부에서도 다양한 역사관과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교육시키겠습니다.



대통령 : (박수친다) 함께 일을 만들어 보는 것 아주 좋아요. 요즘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융복합이 대셰라죠? 그래셔? 


통일부 : 국방부와 공조해서 괴물과 함께 북한을 공격하면 어떨까요? 통일이 바~로 눈 앞에 보입니다. 


국방부 : 일단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를 주입시키고 훈련소 4주 훈련은 받아야 전쟁을 치룰 수 있습니다. 일단 신체검사부터 해보죠. 일단 병무청...


여가부 : (말을 끊으며) 괴물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어떻게 알고 군대를 보냅니까? 괴물이 여성이라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외교부 : (손사래 치며) 아니! 한-미, 북-미 정상회담의 외교적 성과와 한반도 평화 정착 프로세스 전략은 어찌하고 이렇게 갑작스럽게 전쟁 이야기를 꺼냅니까? 일단 한-괴 회담을 열어 보시고 결정하시죠! 제가 실무진 레벨에서 어레인지 해보겠습니다!



대통령 : 하아....


환경부 : 설마 괴물이 우리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겠죠? 사진을 보니까 움직일 때마다 먼지도 엄청 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냥 바다로 보냅시다! 


해양수산부 : 환경부 장관! 무슨 말을 그리 섭섭하게 해? 바다 말고 그냥 외국으로 보냅시다! 


법무부 : 에... 외국에 보내려면 일단 한국 국적을 가진 괴물일 것이니 국적법에 따라서... 외국으로 보냈을 때의 절차를 적법하게... 그리고 전과 기록이 있는지도 한 번...


국가 인권 위원회 : 아니, 본인...아니 본괴의 의사에 반해 외국에 보내는 것은 인권, 아니 괴권 침해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통령 : 아, 미춰 버리겠네. 기획재정부! 의견 없어요? 


기획재정부 : 과거에 괴물이 출현했다는 통계청의 통계는 없는데 혹시 괴물이 탈세 의혹이 없는지 조사하고, 소득 주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하여... 산업통상자원부와 태스크 포스를 조직해서 협력을 긴밀하게...


국토교통부 : 그나저나 괴물 때문에 서울 시내가 엄청 막힌다는데 아 클났네...



대통령 : (한숨) 적폐가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야.


이때, 한 사람이 청와대에 헐레벌떡 들어와서 큰소리로 소리친다.


어머니 : 괴물을 죽이지 마세요! 시...실은 괴물이 제 아들놈인 최종병기라는 놈인데...


대통령 , 장관들 : 최...최종병기? 


어머니 : 스트레스로 인해 미쳐 괴물로 변한 것 같습니다. 흑흑흑. 



대통령 : 그래요오? 청계천에서 도대체 뭐하는 건데? 


비서 실장 : 경찰에 따르면 괴물은 청계천에서 시민들에게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인재로 빚은 참사가 없기를 바라며 비상식적이고 공정하지 않은 사회가 사람들을 괴물로 만들고 있다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답니다. 


어머니 : 이 놈이... 흑흑흑 


대통령 : (둘러보며) 사실 괴물보다 인간이 더 무섭죠오? 여기만 봐도... (웃음) 이왕 괴물이 된 거, 불 나면 소방관 도와 불도 좀 꺼주고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들도 좀 옮겨 주고 지진 나면 무너지는 건물도 좀 잡아 주라고 하셰요. 



<끝>








레골라스 같어. 언니 완전 멋져.

p.s. 앗... 영화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괴물 - 뭐? 서울에 괴물이 나타났다고?!> written by 최종병기, ⓒ 최종병기

병맛나는 삼류 쌈마이 글, 자유롭게 퍼가셔도 좋지만 출처는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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