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결심이란,

구정(舊正)이 우리에게 주는 두 번째 기회

by 최종병기


각기 다른 세 친구가 새해의 새벽 일출을 찍어 보내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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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새해라고만 했지. 이 사진들이 몇 년의 새해인지는 말씀드리지 않았다는 것.


2023년, 2024년, 2025년이 한 장씩입니다.

물론 2026년 새해의 일출도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


사실 친구가 보내준 저 사진을 보면 저 태양의 사진이 떠오르는 일출인지 저무는 일몰인지 알 수 없고 일출임을 안다 하더라도 8월 13일(아무 날)의 더운 여름의 일출과 어제 새해의 1월 1일 일출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겠습니다.


저 사진들을 내년 2027년 1월 1일에 '오늘의 일출이야' 라고 보내도 알 도리가 없죠. ㅎ

새해의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는 활기찬 일출도 또한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라는 것.




1. 왜 새해는 꼭 추운 1월 1일이어야 하는가


영국은 18세기 전까지 3월 25일 시점을 새해로 쳤고 18세기부터 현재의 1월 1일을 시작했다고 하고, 로마는 원래 3월 1일부터 한 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독일은 부활절을 새해로 시작, 러시아는 9월 1일에 한 해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결국 1년을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물리적 현상을 기준하지만, '새해'라는 시작점은 인간이 정하기 나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건 참 다행한 일입니다. 양력 1월 1일에 실패해도, 음력 1월 1일에 다시 시작할 명분이 생기니까요.


서양 사람들이 1월에 무너진 결심을 부여잡고 괴로워할 때, 우리는 떡국 한 그릇 먹으며 "자, 이제 진짜 새해다!" 하고 '리셋 버튼'을 누를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가끔 생명이 발아하는 따뜻한 봄의 어느 날을 1월 1일로 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웃음)


https://www.yna.co.kr/view/AKR20180108148900005




2. 아직 늦지 않았음을


솔직히 고백하자면, 양력 1월 1일에 세웠던 제 거창한 계획들—영어 공부, 다이어트, 운동, 독서—은 이미 흐지부지된 지 오랩니다. 아마 많은 분이 저와 비슷할 겁니다. "역시 난 안 돼. 작심삼일이 내 전공이지"라며 패배감에 젖어 있을 시기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믿는 구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며칠 전 지나는 '설날(구정)'입니다.


친구의 '재활용 일출 사진'을 다시 꺼내 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매년 같은 결심을 반복하고, 같은 해 사진을 보며 다짐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건 우리가 아직 그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작년에 실패했던 다이어트를 올해 또 적는다는 건, 여전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살아있다는 뜻입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또 2026년의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작심삼일을 100번 반복하면 1년이 갑니다. 유통기한 지난 일출 사진이면 어떻습니까. 오늘 내 마음속에 해가 뜨면 그만인 것을.


그리고 달력을 봅니다. 오늘이 벌써 2월 20일입니다. 1년 52주 중 벌써 7주가 흘렀고, 퍼센트로 따지면 올해의 14%가 이미 증발해 버렸습니다. 여러분의 2026년의 계획은 안녕하신가요?


이번 두 번째 새해의 결심은, 조금 더 오래가기를 바라며 다시 신발 끈을 묶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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