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에 대한 선고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by 최종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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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권력의 민낯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

왜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 다시 이 영화를 꺼내보는가.




1. 더 킹 (The King) 영화 정보


◎ 감독/장르 : 한재림 / 범죄, 드라마, 블랙 코미디

◎ 주연 : 조인성(박태수), 정우성(한강식), 배성우(양동철), 류준열(최두일)

◎ 개봉일/관객수 : 2017년 1월 18일 / 531만 명

◎ 스트리밍(2026년 2월 기준)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웨이브

◎ 한 줄 평 :

"내가 역사야, 이 나라고." 오만한 권력이 어떻게 탄생하고 붕괴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날카로운 해부학.


술잔.jpg 한 잔 해~




2. 현실의 우리가 이 영화를 다시 소환하는 이유


지금부터 2026국민1 <더 킹>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계엄 등의 일련의 사태로 많은 국민들이 깊은 정신적 고통과 혼란을 호소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지 되묻고자 합니다.


① 공익의 대표자, 검사의 본분과 타락


영화가 묘사하는 현실의 정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검사는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는 데 소임을 다하고,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며 공평하게 진실만을 추구하여 국민에 봉사하여야 합니다. 그들은 민주주의에 기반한 정의로운 사회에서 우리 이웃,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 차별 없이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영화가 묘사한 것과같이 정치 검사들은 정권의 시녀로서 권력욕에 취해 보다 강한 권력 옆에서 빌붙어 쉽고 편한 신분 상승의 길을 택해왔습니다. 강한 힘 앞에 머리를 조아려 정치인들의 비리에 눈감고, 약한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민초들의 억울함을 외면했습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고한 국민들을 이용했고, 여론을 조작하는 비열한 짓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국민에 대한 인식은 탐욕스러운 배에 기름을 채우기 위한 수단,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이슈.jpg 이슈가 이불인가요?


정의는 목적이 아니라 명분이 되고, 수사는 실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판을 짜는 기술이었습니다.

이상, 제1항 판단을 마칩니다.


② "내가 역사야, 이 나라고" : 오만한 권력의 민낯


영화 <더 킹> 속 인물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어린 시절 검사의 힘에 압도된 박태수(조인성 분)는 순수했던 본인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달콤한 권력욕에 물들어 갑니다. 한강식(정우성 분)은 "요즘 젊은이들은 역사 공부를 안 한다.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설파하며, 권력 옆에 딱 붙어있어야 성공한다는 역사관을 가진 전형적인 권력 지향적 인물입니다.


"내가 역사야, 이 나라고."


국가 시스템을 자신의 발아래 두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영화 속 권력의 이 오만함은 최근 우리가 참담한 심정으로 목도해야만 했던 법과 제도를 사유화하려 한 권력의 씁쓸한 민낯과 완벽하게 겹쳐집니다.


_수정됨_폭력.jpg 이보다 더 구시대적이고 폭력적인 조직이 있는가


그들에게 우리 역사는 강한 자 앞에 무릎 꿇고 바른말보다는 감언이설로 손 비비며,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눈치 보며 사는 사람들이 떵떵거리며 살아왔던 부끄러운 역사였던 것입니다.

이상, 제2항 판단을 마칩니다.


③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 위대한 시민의 헌정 수호


우리 민주사회의 성숙한 시민 의식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영화가 묘사하는 권력자들은 사회 정의 구현보다는 자신들이 편하게 살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하였고, 대한민국의 왕은 자신이라며 권력의 맛을 탐닉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언제든 헌정 질서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날 우리 민주 시민 사회는 그들의 오만한 착각을 결국 무너뜨렸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이 나라의 헌법을 수호한 것은 정치권에 있는 권력자들의 공방이 아니라 "얼어붙은 밤 공권력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용기 있게 나선 평범한 주권자들"이라는 사실을 역사에 아로새겼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권력이 국가를 유린하려던 찰나, 칠흑 같은 어둠과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굳게 닫힌 국회의 문을 맨몸으로 열어젖힌 것은 바로 시민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의 내일을 먼저 걱정하며 거리를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위대한 비폭력 헌정 수호는, 그 자체로 전 세계에 유례없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쓰일 가장 눈부신 판결문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에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2026국민1의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민주 공화국, 대한민국의 왕은 '국민'이다.


비록 세찬 비바람에 못 이겨 몇 번의 뒷걸음질에도, 때로 쓰러져 무릎을 꿇더라도,

우리는 더디지만 마침내 한 발자국씩 전진할 것이라는 보충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




3. 이 영화, 볼까 말까? (관람 가이드)


현실 정치의 비극을 겪어낸 지금, 이 영화가 던지는 풍자와 해학은 10년 전 개봉 당시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서늘하게 다가옵니다. 권력이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지, 그리고 그 괴물을 멈춰 세울 수 있는 진짜 힘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금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 이 영화를 권합니다.


✅ 이런 분들에게 강력 추천 (O)


◎ "대한민국 권력의 생리가 궁금해"

현대사를 관통하며 정치 검찰 권력이 어떻게 설계되고, 기생하고, 유지되는지 그 적나라한 메커니즘을 마당놀이처럼 흥겹게 보고 싶은 분.


◎ 비주얼과 연기력의 완벽한 앙상블

정우성, 조인성의 화려한 비주얼은 물론이고 배성우의 간신배 연기, 류준열의 묵직한 조폭 연기까지 버릴 캐릭터가 하나도 없습니다.


◎ 통쾌한 블랙 코미디 애호가

다소 무겁고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 있는 정치/범죄 소재를, 한재림 감독 특유의 경쾌한 편집과 촌철살인 풍자로 지루할 틈 없이 풀어낸 수작을 원하시는 분.


⛔ 이런 분들은 패스하세요 (X)


◎ "현실 정치 뉴스만 봐도 피곤해"

영화 속 오만하고 뻔뻔한 위정자들의 모습이 2026년 작금의 현실과 소름 돋게 똑같아, 오히려 시청 중 스트레스 지수가 급상승할 수 있습니다.


◎ 정의롭고 묵직한 정통 법정물 기대

주인공들이 불의에 맞서 정의를 수호하는 감동적인 영웅 서사가 절대 아닙니다. 살아남기 위해 배신과 공작을 밥 먹듯 하는 이기적인 민낯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