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동심 파괴 리뷰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에는 엄마가 장난감 사주는 날이었는데... ^^ 이제 어린이에서 어른이가 되었네요.
어린이날 기념, 백설공주, 말레피센트 등 디즈니표 해피엔딩 공주 시리즈 <신데렐라>가 왔다.
하지만 하라면 하기 싫고, 하지 말라면 하고 싶은 어린이의 특성(너만 그런 것 아니냐고요?)에 발맞추어 봄격 동심 파괴 리뷰 하나 투척...
오늘은 <본격 동심 파괴 리뷰>로 본 신데렐라를 해부합니다.
어린이들과 어른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해피엔딩의 아이콘 '디즈니' 는 <인어공주>의 슬픈 엔딩도 해피엔딩으로 바꾸는 마법을 보여주었고, 2014년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졸리 누님의 <말레피센트>로 스토리를 비꼬아 각색했지만 역시나 해피엔딩으로 우리를 흐뭇하게 해주었습니다.
본작 <신데렐라>는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보존하여 우리 어린 시절 그림책으로 보며 상상하던 장면을 그대로 실사로 재현하였습니다. 왠지 반전이 있을 것 같았지만 반전이 없는 것이 바로 반전이랄까. <신데렐라>라서 실사 재현이 가능했지 <인어공주>를 실사로 재현한다고 하면 인어공주의 지느러미에서 웬지 비린내 나고 징그러울 것 같지 않겠습니까?
본격 동심 파괴 <신데렐라>(영화의 스토리에 맞춰서)
1. <신데렐라> 컴플렉스
본래 멋진 왕자님으로부터 따뜻한 사랑 받아 결혼하는 것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모든 여성들의 로망인 것인지 우리 전래 동화에도 <콩쥐 팥쥐>라는 유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찌나 이야기가 비슷한지 계모와 계모의 딸에게 구박 받고 잔치에 참석을 못하지만 선녀 및 두꺼비 등의 도움으로 잔치에 참여하고 신발을 잃어 버리는 것까지 유사합니다. 이거 표절이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 계모에 구박 받고 힘들게 살아가다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는 중동지방,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전세계에 고루 퍼져 있습니다. 드라마 등에서도 평범한 여성이 백마 탄 왕자(B액M아 탄 W앙자, BMW)를 만나 공주가 되는 이야기가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력적인 클리셰가 아닌가 합니다.
2. 신데렐라(x) 생드리용(O)
본래 본 동화는 프랑스 동화 작가 '페로'의 원작자이므로 고유 명사는 원작의 발음을 따라가야 하는 법. Cen drillon(생드리용) 이라고 발음해야 맞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우아하게~ 생드리용~
생드리용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샤바 샤바 아이 샤바 얼마나 울었을까.
샤바 샤바 아이 샤바 천구백구십구년~
생드리용 노래
근데 2천년대에 들어서는 노래를 부르지 않아 몰랐는데 마지막 부분의 연도를 이천년으로 하면 조금 리듬감이 살지 않습니다. 샤바 샤바는 훗날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또는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의 모태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3. 신데렐라 아버지의 불행
신데렐라 아버지의 첫번째 부인(신데렐라의 친모)은 젊은 나이에 병으로 떠나보내고 본인 또한 두번째 결혼 후 객지에서 병사하고 맙니다. 게다가 본인 사망 후 그의 후처와 그녀의 두 딸은 하나 밖에 없는 자신의 딸-신데렐라-을 그리도 구박하니 이보다 불행한 남자가 어디 있을까.
4. 왕국의 규모
왕국은 왕자의 신부감을 찾기 위해 나라의 모든 처녀를 모이게 하는데, 왕궁에 왕국의 모든 처녀가 집결할 수 있었다면 대략 현재의 '리'나 작은 '동' 정도의 규모의 왕국이 아닐까요. 갑자기 왕자가 초라하게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인가요?
만약 왕국의 규모가 작지 않다면 수만명 집결하는 월드컵 응원 시청 광장 정도 규모의 왕궁일텐데 그 수만 명의 처녀 가운데서 신부감 고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얼굴이나 다 확인할 수 있으려나.) 일단 동이나 리 정도의 왕궁이라고 하면 왕자가 너무 급초라해지므로 수만명 들어가는 시청 광장 정도라고 가정합시다.
5. 왕자의 고집
왕은 정해 놓은 나라의 공주와 왕자를 정략 결혼을 시키고자 하는데 이를 왕자가 거절하고 신데렐라와 결혼하고자 합니다. 왕은 왕국의 미래와 안전을 위해서 외교적인 전략과 수단의 하나로 왕자를 다른 나라의 공주를 결혼시키고자 했을 수도 있습니다.(이것은 최종병기의 추측) 왕자의 이쁜 처자에 대한 욕심으로 인한 외교 실패로 왕국과 백성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게다가 이쁜 여성에 눈이 멀어 아버지 말도 안 듣는다.)
6. 홍대 클럽 요정
신데렐라도 불타는 금요일을 보내기 위해 홍대 클럽...
...이 아니고 왕자가 초청하는 무도회에 가고자 하지만 계모의 방해로 집에 혼자 남게 됩니다. 이 때 나타난 요정이 마법으로(비비디 바비디 부~) 신데렐라에게 호박 마차와 옷, 유리 구두 등을 마련해줍니다. 요정은 계모에게 구박 당할 때 나서서 좀 도와주지! 무도회 놀러 가는 것만 도와주니?
7. 안면 인지 장애
이렇게 하여 무도회에 도착한 신데렐라. 왕자는 사냥터에서 단 한 번 만난 신데렐라를 단번에 알아 보지만(이쁜 건 알아가지고) 희한하게도 계모와 두 딸은 무도회에 온 신데렐라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아무리 요정의 화장빨, 무도회장의 조명빨이 심하다한들 왕자는 한 눈에 알아보는데, 한 집에서 가족으로 사는 식솔을 못 알아 볼 수 있단 말인가. 계모와 두 딸은 안면 인지 장애가 있던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8. 무도회 조명
자정이 되도록 왕자와 공주는 춤을 추며 놀다가 공주는 자정에 마법이 풀린다는 것을 떠올리고 왕자를 뿌리치고 도망을 갑니다. 왕자는 공주를 추격하는데... 사실 신데렐라가 도망가지 않았다면 거의 올나이트 할 기세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는 19세기 말에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전이었을 것이고(동화의 시작은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이므로) 수만 명의 처녀들이 모여 있는 광장에서 촛불/횃불 조명으로 놀았다고 한다면 얼굴이나 제대로 확인하고 춤을 추었을지 의혹이 갑니다. 웬지 어두침침하고 음산한 곳에서 음악도 없이 춤을 추었을 것 같습니다.
9. 우사인 볼트
자정이 되어 종이 12번 치면 마법이 다 풀립니다. 그렇다면 신데렐라는 종이 12번 치기 전에 왕자에게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뾰족 구두를 신고 수만명이 들어가는 성과 광장을 빠져나왔다는 말입니다. 대략 12번 치는데 길어야 20초 정도가 걸린다고 하면 유리 구두 하이힐 신은 신데렐라는 왕자가 따라 잡지도 못할 정도의 스피드로 뿌리치고 최소 1~2백 미터는 되었을 광장을 왕자를 완전히 따돌리고 빠져나왔다는 이야기. 신데렐라는 우사인 볼트 버금 가는 정도의 신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0. 유리구두 마법
그래서 신데렐라는 고의인지 실수인지 유리 구두 한 짝을 남기고 도망을 칩니다. 결국 호박 마차, 마부, 시종, 드레스는 마법이 풀리자 순식간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희한하게도 유리구두는 마법이 풀리지 않고 왕자의 손에 입수됩니다. 미스테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속이 훤히 비치는 유리구두는 발가락까지 다 보일텐데 도저히 이쁘다고 할 수 없는 구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 유리 구두는 강화 유리로 만든 것도 아닐테니 내구성도 약하고 깨질 경우 발도 다칠 수 있습니다. 발걸음마다 소리도 컸을테고 쿠션도 안 좋았을 것이다 .나이키 에어 유리 구두라면 몰라도.
11. 신발 사이즈
왕자는 신데렐라를 찾기 위해 입수한 증거물인 유리구두를 가지고 유리구두에 맞는 발을 가진 처녀를 찾으라 명령하는데, 어찌 된 것인지 온 나라에 유리구두에 맞는 발을 가진 처녀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신데렐라가 전족(중국에서 왔나)을 하여 엄청나게 작은 발을 가졌거나 아니면 최홍만 급의 발을 을 가졌거나 둘 중 하나. 이렇게 비정상적인 발을 가지지 않았다면 다시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동/리 정도의 규모를 가진 작은 왕국이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다시 제기가 됩니다. (다시 왕자가 초라해진다.)
12. 공주 찾기
무도회에 온 신데렐라의 얼굴을 단번에 알아본 왕자가 왜 굳이 유리구두에 발이 맞는 처녀를 찾기 위해 그 고생을 할까? 그냥 왕국을 돌아다니며 얼굴만 보면 신데렐라를 알아볼텐데 말입니다. 신데렐라를 닮은 처녀가 엄청나게 많았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닐테고. 아니면 무도회를 다시 열거나 무도회 참석 처녀를 다시 소환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것을 보면 왕자와 그의 참모는 그다지 현명한 남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동화는 옛날 옛날 한 옛날에~(Once Upon A Time)로 시작하여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and they all lived happily ever after.) 로 마무리됩니다.
본작은 원작의 이야기를 각색 없이 그대로 복원했고,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상상하던 장면을 너무도 아름답게 연출하여 수십년간 마음 속에서만 있던 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듭니다. 어여쁜 자녀가 있다면, 혹은 어린 시절 동심을 느껴보고 싶다면 본 영화와 행복하고 흐뭇한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위의 이야기들은 어린이를 피곤하게 할 수 있으니 가급적 금물... ^^
<신데렐라 - 본격 동심 파괴 해부 리뷰> written by 최종병기, ⓒ 최종병기
병맛나는 삼류 쌈마이 글, 자유롭게 퍼가셔도 좋지만 출처는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