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에 가고 싶다

하지만 3만 보의 발품 대신, 30분의 보고서로

by 최종병기

1월 23일 금요일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뜨겁게 달궜던 CES 2026이 막을 내렸습니다.




저도 (한창 코로나 시국이었던) 지난 2022년에 직접 다녀온 기억이 납니다. 2023년에는 MWC에 다녀왔었고요. 당시 현장은 온통 '메타버스(Metaverse)'로 도배가 되어 있었죠. 많은 기업이 그곳에 인류의 미래가 있는 것처럼 외쳤지만, 불과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신기루처럼 사라져 관심 밖의 일이 되었습니다. 저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당시 보스와 회사의 방향성에 맞춰 메타버스 관련 일을 열심히 했었습니다. 메타버스(NFT) 키워드만 흘려도 주가가 바로 상한가 가던 시절이 있었는데...(먼산)


메타버스2.jpg
메타버스1.jpg
메타버스 다 어디 갔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CES의 가치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미래 산업의 트렌드가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꼭 가야만 보이나요?"


당시 그 넓은 전시장을 하루 3만 보씩 걸으며 발품을 팔았던 기억이 납니다. 현장의 열기는 대단했지만,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굳이 그 비싼 항공료와 귀한 시간을 써가며 꼭 가야만 했나 싶더군요.

(여러분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삼정KPMG(회계법인) 같은 곳에서 만든 요약 보고서만 대강 훑어봐도 충분합니다. 아니, 어쩌면 맨발로 뛰는 것보다 훨씬 더 정제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 못 가서 하는 소리는 결코... 맞습니다. ㅎㅎ)


CES 2026으로 본 미래 산업 트렌드

https://assets.kpmg.com/content/dam/kpmgsites/kr/pdf/2026/eri/business-focus/%EC%82%BC%EC%A0%95KPMG-CES-2026-20260109.pdf.coredownload.inline.pdf


뱀에서 말로, 트렌드의 변화

말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은 매년 그해의 띠 동물에 맞춰 트렌드 키워드를 조합하곤 하죠.

작년(2025년)은 뱀띠 해라 'SNAKE' 라는 키워드로 트렌드를 요약했더군요.


_수정됨_press-release-0110.jpg SDV, AI, Energy는 확실한 것 같네요.

그리고 올해(2026년)는 말띠 해를 맞아 'HORSE'라는 단어로 새로운 트렌드를 정의했습니다.

_수정됨_ces-2026------1-.jpg 그럴 듯 합니다.

저 정도만 알아도 CES 봤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꼭 내 일과 관련이 없더라도 투자에 활용할 수도 있겠죠.


기술은 해마다 옷을 갈아입습니다. SNAKE였다가 HORSE가 되고, 메타버스였다가 AI가 됩니다. 문득 3년 전인 2023년의 보고서를 다시 찾아보게 됩니다. 당시에는 '3년 후의 미래'라고 예측했던 것들이 과연 2026년 현재, 우리 삶에 얼마나 들어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니까요.


보고서 너머에 있는 것들

사실 4년 전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장 큰 전율은 '최신 기술 정보'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수만 명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기술로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치열하게 땀 흘리는 모습, 그 '에너지'에 대한 자극이 가장 컸습니다.

_수정됨_라스베가스를 떠나며2.jpg 지난 주에 재개봉했다고 합니다. 라스베가스'로' 떠나며.


CES는 ‘미래 산업 트렌드’를 보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가 얼마나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내는지’를 목격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보고서만 읽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현장을 다녀오면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뜨거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을 보러 갔다가 결국 사람을 보고 오는, 아마 다음 해에도 키워드는 바뀌겠지만, 결국 비슷한 결론을 품고 돌아오게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방구석 관람이지만, 전문가들이 잘 정리해 둔 보고서를 훑어 보신다면


① 전 세계의 수많은 인간이 여전히 정말 열심히 살고 있구나. (동기 부여)

② 굳이 비행기 타고 고생하지 않아도 핵심을 파악하는 효율성. (시간 절약)

③ 첨단 기술의 향연 속에서 내 미래 먹거리는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시간. (인사이트)

④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이 방대한 정보를 깔끔하게 축약한 보고서 작성 스킬 훔쳐보기. (벤치마킹)


여러분도 주말에는 넷플릭스 대신, 미래를 요약한 보고서 일독 어떠신가요?

월, 수, 금 연재
이전 02화코로나가 할퀴고 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