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이 오는 중,

아싸(!) 에드거 앨런 포가 건네는 말

by 최종병기

1월 19일 월요일,

오늘은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 에드거 앨런 포(1809~1849)가 태어난 날입니다.


우리에겐 <검은 고양이>, <어셔가의 몰락> 같은 공포 소설이나, 셜록 홈즈의 원조 격인 <모르그가의 살인>으로 유명한 추리 소설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문학계의 거장'으로 추앙받지만, 정작 살아생전 그의 삶은 소설보다 더 기구하고 비참했습니다.




단돈 1만 원짜리 걸작, <더 레이븐>

그는 평생을 지독한 가난과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렸습니다. 그의 대표작이자 미국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시 중 하나인 <갈까마귀(The Raven)>를 발표했을 때, 그가 받은 원고료는 고작 9달러(약 1.4만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image.png 에드거 앨런 포, 좀 웃어보세요~ 김치~

지금은 추리, 공포, 호러 등의 '장르 문학'의 아버지로 평가 받지만 당대 평단은 그를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당시는 교훈적이고 낙관적인 문학이 주류였던 시절. 인간 내면의 공포, 광기, 죽음을 파고드는 포의 작품은 "음침하고 병적이다"라며 비주류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는 문학계의 이방인이자, 철저한 '아싸(Outsider)'였습니다.


포는 평생 원고료에 쫓기며 잡지사에 글을 팔아 하루하루를 버텼으며, 고작 24살의 나이에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평생 그리워하며 살면서 그녀를 향한 '애너벨 리'라는 명시(名詩)를 남겼습니다. 결국 그 또한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길거리에서 의문사하며 쓸쓸하게 생을 마감합니다.




죽어서야 꽃핀 '괴짜'의 시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죽고 난 뒤, 세상은 그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만든 '탐정'이라는 캐릭터는 훗날 코난 도일에게 영감을 주어 셜록 홈즈를 탄생시켰습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그를 '괴짜'라고 손가락질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 세상은 그를 '시대를 앞서간 천재'라고 부릅니다. 그가 남긴 독창적인 세계관은 현대의 스릴러, 호러, 추리/범죄물 등 장르 문학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image.png 영화 셜록홈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드라마 셜록 홈즈 베네딕트컴버배치


지금, 당신의 계절이 아닐 뿐이다


에드거 앨런 포뿐만이 아닙니다. 살아 생전 자신의 그림을 단 한 점밖에 팔지 못했던 빈센트 반 고흐, 지동설을 주장하다 종교 재판에 회부된 갈릴레오, 인간관계의 단절과 생활고 속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광인 과학자 테슬라, 스티브 잡스는 한때 회사에서 쫓겨난 ‘문제아’(물론 그는 생전에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지만)였습니다. 역사는 수많은 '당대의 비주류'들이 훗날 '역사의 주류'가 되는 반전을 보여줍니다.


image.png 어둠 속에서도 푸른 하늘을 꿈꾸었던 것일까?, '별이 빛나는 밤에'(1889) by 반 고흐




월요일 아침, 혹시 회사에서 혹은 사회에서 내가 '주류'가 아니라고 느껴지시나요? 남들은 다 잘 나가는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지거나, 내 생각이 남들과 달라 외톨이 같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그것은 여러분이 틀려서가 아니라, 단지 세상이 아직 당신의 진가를 알아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포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만의 독창성은 고독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중일 테니까요.


"우리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은 그저 꿈속의 꿈일 뿐이다."
(All that we see or seem is but a dream within a dream.)
- 에드거 앨런 포


그의 시 구절처럼, 지금의 고단한 현실도 지나가는 한바탕 꿈일지 모릅니다.

비록 오늘은 우울한 월요일을 보내고 있을지라도, 당신 안의 '포'를 믿고 버텨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