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64일차
누구나 어렸을 적 동네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 때 여러 가지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술래잡기, 숨바꼭질, 다방구, 땅따먹기 등등 여러 게임을 하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밤 늦게 까지 놀고는 했다. 어릴 적 추억은 나이가 들어서도 기억 한 편에 켜켜이 쌓여있다. 그리고 가끔씩 그 추억은 서랍을 열고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는 한다.
2021년 10월 25일, 아이들 하원을 시키러 어린이집 앞으로 갔다. 아이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뛰쳐나왔다. 놀이터 한 곳에 가서 놀려고 했다. 그런데 두 아이가 원하는 장소가 달랐다. 사랑이는 집 놀이터로 가자고 했고, 행복이는 늑대 놀이터로 간다고 했다. 우선 행복이가 원하는 놀이터로 가기로 했다.
늑대가 먹이를 지나칠 수 없는 법, 아이들은 놀이터에 가는 길목에 있는 편의점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각각 젤리 하나씩 집어 들었다. 젤리를 들고 아이들은 신나게 놀이터로 올라갔다.
“아빠, 여깄어, 쥐 쥐”
행복이가 아까부터 보고 싶다고 얘기했던 쥐가 미끄럼틀에 조각되어 붙어 있었다.
“아, 이 생쥐?”
“응 생쥐”
행복이는 오전에 어린이 집에서 생쥐를 보고 왔는데 또 보고 싶다고 했었다. 다시 와서도 한참을 쥐를 쳐다보았다. 아까 아침에 봤는데 뭘 또 보냐고 가지 말자고 했었다. 아이들은 봤던 것을 다시 보고 또 보고 싶나보다.
아이들과 그네를 조금 타다가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집으로 가는 길, 배드민턴장에서 사랑이의 어린이집 남자친구 이현이를 만났다.
‘윽, 바로 못 들어가겠다’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장난감 칼을 들고 있었다. 펜싱 게임을 하자고 해서 같이 칼싸움을 하고, 누가 놓고 간 축구공으로 축구도 하였다.
“아저씨, 달리기 시합해요”
이현이는 갑자기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했다. 열심히 쫓아 갔다. 확실히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체력이 좋고,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아빠, 이제 집 놀이터 갈래요”
아이들은 바로 다음 놀이터로 또 이동했다.
“그만 집에 가자 얘들아”
“싫어 친구들하고 더 놀래”
놀이터에는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사랑이 친구보다는 행복이 친구들이 더 많았다. 행복이 친구의 아빠가 갑자기 아이들을 쫓기 시작했다. 아이들 6~7명이 신나서 놀이터를 뛰어다녔다.
‘힘들겠다’
열심히 뛰는 다른 아빠를 보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 모습이 바로 조금 있다가 나의 모습이 될지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아빠, 아빠가 이제 좀비 해”
“뭐? 아빠는 힘들어”
“아아, 해줘”
역시 사랑이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른 아빠가 좀비가 되어 아이들을 쫓는 모습을 보고 자기 아빠도 좀비가 되어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알았어, 그럼 딱 한 번 만이다.”
아이들을 쫓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나에게로 도망갔다. 잡히면 좀비가 되는 놀이었다. 한 번만 잡기로 했지만 그 뒤로 3번을 더 술래를 했다. 아이들은 힘들지도 않는 듯 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좀비 놀이, 나를 살려준 것은 아이들의 소변욕구였다.
“아빠, 쉬 마려”
“어 그래 얼른 들어가자”
아이들을 데리고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 놀이도 결국은 끝난다. 그리고... 내일 또 반복된다. 그게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