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되는 일은 없다>

육아휴직268일차

by 허공

우리는 모든 지 한 번에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살면서 한 번에 되는 일은 흔치 않다. 두 번, 세 번 도전하고 심지어 수십 번, 수백 번 도전하는 일도 흔하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어떤 것을 실패할 것을 예상하고 도전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급함을 경계하자는 말이다.


2021년 10월 29일, 아침에 애들 빨래를 돌리고 은행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아이들 은행 계좌의 인터넷 뱅킹을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아이들 계좌로도 공모주 청약을 했는데 환불금은 아이들 계좌로 들어갔다. 다시 이체를 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뱅킹이 필요했다.


먼저 어린이 도서관에 들러 저번에 들렸던 14권의 책을 반납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이 볼 영어 책과 동화책을 골라 대여 후 가방에 담았다. 지금은 특별히 사교육을 많이 시키지 않기에 평소에 책을 실컷 읽어 주려고 한다.


다시 은행으로 자전거 바퀴를 틀었다. 은행으로 가는 길은 일부러 공원길로 갔다. 아파트 사이 공원을 보니 가을이 이제 왔음이 실감되었다. 나무는 모두 울긋불긋한 나뭇잎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길바닥에는 나뭇잎이 떨어져 자전거 바퀴를 밟고 갈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났다.


10여분 페달을 밟아 은행에 도착했다. 열 체크를 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입출금 통장 및 인터넷 뱅킹 업무를 하는 창구가 3개 있었다. 그런데 창구 1개는 연수중이라며 막혀 있었고 다른 창구 1개도 담당자가 없는지 비어 있었다. 실제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창구는 하나 밖에 없었다. 내 대기 번호는 30번이었다. 내 앞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사람의 대기 번호는 25번, 은행 업무가 금방 끝나는 게 아니라 한참을 기다릴 것 같았다.

내 뒤로도 점점 사람들이 와서 대기 인원이 늘어났다. 너무 사람이 밀리자 다른 업무를 보던 직원들 쪽으로 사람들을 안내에서 업무를 보게 했다. 30번을 불러 다른 은행 창구로 갔다. 아이들 인터넷 뱅킹 때문에 왔다고 하고 증빙서류를 제출했다. 예전에는 모두 종이에 자필로 사인을 했을 것인데 지금은 모바일로 대체되어 편리했다. 20~30분 정도 시간이 지났다. 다 됐다고 했다. 대기좌석으로 가서 두 아이 중 행복이의 인터넷 뱅킹에 접속을 해보았다. 보안카드번호를 입력해보니 제대로 접속이 되었다.

‘잘 되는구나’

나머지 사랑이 것도 해보려다가 그냥 집에 가서 하기로 했다.


집에 도착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낸 뒤 사랑이 인터넷 뱅킹을 접속하기로 했다. 그런데 잘 되었던 행복이 것도 달리 사랑이 것은 접속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비밀번호를 입력해도 화면이 바뀌지 않았다.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보니 비밀번호 5회 오류가 났다고 했다. 계좌 명의자가 미성년자라 부모가 은행에 방문하여야 한다고 했다.

‘윽, 또 가야한다고?’

아까 은행에서 모두 확인해 봤었어야 했다. 다시 또 증빙서류를 가지고 은행에 가야하다니, 귀찮은 일이었다.

한 번에 되는 일은 없었다. 그냥 내 계좌만 하면 됐었는데 괜히 아이들 계좌까지 했다가 2번 가야하는 일이 생겼다. 공모주도 2주씩 받은 것도 아니고 1주 밖에 받지 못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그래, 어차피 인터넷 뱅킹은 해놔야 하자나, 그리고 1주도 어디야 잘 매도하면 몇 만원에서 십만 원 이상 생길 수도 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었더니 괜찮아졌다. 다시 한 번 공원길로 가봐야겠다. 그리고 떨어지는 낙엽을 자전거 바퀴로 밟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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