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육아휴직273일차

by 허공

세계 최고 부자가 바뀌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이조스에서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로 순위가 바뀌었다고 한다. 세계 1위의 순위가 바뀌든 말든 나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물론 테슬라에 소액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집 자산이 오르긴 한다. 어쨌든 세계 1위 부자가 바뀐다고 배가 아프진 않는다. 나와는 가까운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뭔가 잘되면 기쁘고 축하해줘야 하는데 질투가 난다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는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내 떡도 분명히 맛있고 큰데 옆에 사람 떡을 보면 더 맛있어 보인다.


2021년 11월 4일, 아이들 아침 등원시간, 여느 때와 같이 아이들 밥을 먹이고 등원준비를 하고 있었다. 행복이가 말했다.

“아빠, 나 공룡 스티커 사줘”

“공룡?”

“응, 사준다고 했잖아”

“그래 알았어”

“사랑이는 뭐 사줄까?”

“응, 나는 티니핑 책”

“그래, 알았어 아빠가 이따 하원하기 전에 사다 놓을게”

며칠 전부터 행복이는 갑자기 공룡 스티커 북을 가지고 싶다고 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또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에게 스티커 북을 사준다고 약속을 하고 등원을 시켰다.


점심을 먹고 집 근처에 있는 다이소에 들렀다. 행복이가 이야기한 공룡스티커는 없었다. 대신 공룡 색칠 북이 있었다. 공룡 색칠 북과 티니핑 스티커 색칠 북 각각 1권 씩 사서 집으로 왔다. 행복이가 원하는 게 아니라 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공룡을 그릴 수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원 후 놀이터에서 조금만 놀고 집으로 왔다. 행복이는 빨리 집에 가서 색칠 북을 보고 싶다고 했다.


“우와, 공룡 책이다”

행복이는 다행히 공룡 색칠 북을 마음에 들어 했다.

“치, 나도 공룡 책 가지고 싶어, 티니핑 책은 똑같은 것 집에 있어”

“사랑아, 사랑이는 티니핑 가지고 싶다고 했자나”

“집에 있단 말이야, 안 해”

사랑이는 티니핑 보다 공룡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꾸 공룡 책을 사달라고 졸랐다. 분명히 티니핑 책을 가지고 싶다고 했는데 말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가 아니다. 동생의 색칠 북이 더 이뻐 보인다 이다.


아이들 것은 이래서 같은 것을 사줘야 다툴 확률이 줄어드는 듯하다. 그러고 보면 쌍둥이도 아닌데 우리 집은 아이들의 옷이나 장난감을 같은 것으로 2개씩 사준다. 남의 떡과 내 떡이 같으니 싸울 일이 없다. 아이스크림도 같은 것으로 짝을 맞춰 2개씩 사준다.


내가 가진 것이 훌륭하고 멋진 것인데도 남의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지 곱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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