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와 김치>

육아휴직282일차

by 허공

주말에는 뭐 먹지? 주말만 되면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된다. 평일에야 대충 아침 점심을 먹고 저녁만 챙기면 되지만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계속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삼시 세끼 무엇을 먹을지 걱정된다.

어제 점심은 다행히 사랑이가 정해주었다.


“아빠, 이번 토요일 점심에는 하얀 면에 고기 넣은 것 먹고 싶어요”

“아, 크림 파스타?”

집에 파스타 소스가 있는지 살펴보니 파스타 면 밖에 없었다. 가까운 마트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사오기로 했다. 날씨가 추워 아이들을 따뜻하게 입히고 집을 나섰다.


토요일 오전,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장을 보러 나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대형 마트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파스타 소스를 파는 코너로 갔다. 크림 파스타 소스 2통과 베이컨 3묶음짜리를 담았다. 계산대로 가는 길, 아이스크림 코너를 지나가게 되었다. 고양이가 생선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법, 아이들은 구슬 아이스크림을 발견하고 냉큼 먹는다며 유모차에 실었다.


간단하게 장을 보고 집으로 오니 마침 밖에 나갔던 아내가 들어왔다. 내가 상을 펴고 젓가락과 포크, 물 잔을 놓고 아내가 요리를 시작했다. 베이컨을 다듬고, 면을 삶고, 양파를 먹지 않는다는 아이들을 위해 양파를 갈아 즙으로 만들어 넣은 파스타 소스를 끓인 뒤 섞어 볶아 주었다.

“얘들아 밥 먹자”

“늦게 오면 면 분다, 어서 와”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 파스타를 먹기 시작했다. 사랑이는 천천히 한 그릇을 먹었고, 행복이는 번개같이 면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 깍두기 줘”

그냥 먹기에는 느끼한지 어른 깍두기를 달라고 한 행복이,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언니와 달리 동생인 행복이는 매운 것을 잘 먹는다. 면과 함께 깍두기를 먹는 아이를 보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파스타 면 표면에 5~6인분이라고 써져 있었지만 아내는 왜 면을 더 사오지 않았냐고 했었다. 아마 양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요리를 해서 먹어보니 양이 많아서 배불리 먹고도 한참 남겼다. 크림 파스타를 많은 양으로 먹으니 느끼해서 장모님이 해주신 파김치와 오이김치를 먹었다. 피클 대신에 김치를 먹어도 식감이 괜찮았다.


이렇게 점심은 간단히 면 요리로 해결했다. 주말에는 거의 잔치국수를 많이 먹었는데 격주로 파스타도 한 번씩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 주말에 메뉴가 고민된다면 이 것 저 것 고민할 필요 없이 면 요리가 어떨까? 당연히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라면은 자제해야겠지만 말이다.


파스타를 먹으면서 깨달은 것 한 가지, 꼭 피클이 아니라 파김치, 오이김치, 깍두기도 훌륭한 반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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