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바로>

육아휴직285일차

by 허공


“휴대폰 찾았어”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1시간에 걸쳐 찾았던 휴대폰을 드디어 찾게 되었다.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뭐? 진짜? 치매야?”


1시간 전, 아이들을 하원 시키기 위해 어린이 집 앞으로 갔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 아이스크림만 딱 사고 오는 거야”

사랑이는 뛰어가고 행복이는 퀵보드를 타면서 갔다.


“아빠, 쉬 마려워”

“뭐? 행복아 어린이 집에서 나오기 전에 쉬 하고 나오라니깐”

근처에 있는 호텔 화장실로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나왔다. 바로 앞에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정신없이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아이스크림을 다 고르고 보니 내 것은 하나도 없었다. 가까운 냉동고를 하나 열어 누크바와 누가바 1개씩을 꺼냈다.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꺼냈다.

‘어? 근데 휴대폰이 어디 갔지?’


분명히 휴대폰에 있는 카드 꼽는 곳에서 카드를 뺀 것 같은데 바지에도 윗옷 주머니에도 휴대폰이 보이지 않았다. 가게 안을 찾아 봐도 휴대폰은 바닥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상하네? 집에 놓고 왔었나’

서둘러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집 안을 샅샅이 뒤져 보았다. 어디에도 휴대폰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호텔 화장실에 두고 왔나 싶어 다시 나갈 차비를 했다. 아이들에게 5분 만에 올 테니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으라고 하고 호텔 화장실로 가보았다. 역시나 휴대폰이 없었다. 다시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 봤지만 찾지 못했다.


‘어디로 갔지?’

길에 흘렸나싶어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을 때 길을 되돌아 가 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가 관리사무소에 들려 전화를 한 번 해보기로 하고 나갔다. 관리사무소 전화기로 전화를 해보았다. 신호는 갔지만 누군가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이 무엇을 물어보는 것도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아니 들리지 않았다. 컴퓨터를 켰다. 컴퓨터에 깔려져 있는 카카오톡에 접속해서 아내에게 말을 걸었다. 전화를 해 달라고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어디에 흘린 게 아니냐고 아내가 물었다. 작년에 아이들과 뛰어가면서 휴대폰을 떨어뜨려 액정이 깨졌던 게 기억이 났다.


인터넷으로 휴대폰을 잃어버렸을 때 찾는 방법에 대해 검색을 했다. 구글에 접속해서 ‘내 디바이스 찾기’를 치면 연동된 휴대폰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검색을 해보니 우리 집 근처로 나왔다. 상세 위치 보기를 해보니 아까 아이스크림 가게 옆으로 로드뷰가 나왔다. 아이스크림 가게 근처에 흘린 게 틀림없었다. 아이들에게 영상을 틀어준 뒤 금방 오겠다고 하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게로 갔다.


가게 안을 다시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휴대폰이 보이지 않았다. 가게에 비치된 인터넷 전화로 사장님께 전화를 건 뒤 사정을 설명하고 CCTV를 살펴봐 달라고 부탁을 했다. 영상을 봐주겠다고 하여 전화를 끊은 뒤 다시 가게 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연히 고개를 돌려 냉동고 위를 쳐다보았다.


검은 물체가 보였다. 그 물체는 바로 휴대폰이었다. 다른 아이스크림 사이에 마치 아이스크림인 양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찾았다’

냉동고를 열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살짝 물기가 있었지만 성능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휴대폰을 들어 아이스크림을 찍어 보았다. 물기 때문에 뿌옇게 보였다.

다시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휴대폰을 찾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렸다. 아내에게 문자를 했다.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뭐? 진짜? 치매 아니야? 어떻게 냉장고 안에 휴대폰을 넣냐?”

“아까 애들 아이스크림 사면서 내 것도 고르려다가 휴대폰을 빠뜨렸나봐”


서둘러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은 쇼파에 앉아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서둘러 옷을 벗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범인은 바로 냉동고가 아닌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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