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86일차
꾸준하다는 뜻을 찾아보면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는 뜻이다. 부지런해야하고 그 부지런함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해 나가는 것을 꾸준하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아침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꾸준한 것 중에 하나다.
육아휴직을 한 뒤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글을 쓰는 법을 배운 것이다. 글을 쓰는 법을 배웠다기보다는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마음가짐과 실천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글 실력이야 아직 실 눈뜨고 살짝 봐줄 정도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게 됨으로써 미세하게나마 실력이 늘고 있음을 살짝 살짝 느낀다.
주로 전날 있었던 일상을 적는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나의 일상, 가족의 일상, 반성, 성찰 등을 적지 않는다면 솔직히 쓸 소재가 그렇게 많지 않기도 하다. 나의 일상은 매일 일어난다. 기쁜 일, 슬픈 일, 재미있었던 일 등 매일이 반복되는 하루 같지만 그 안에서도 희노애락이 있다. 그래서 계속 쓸 소재가 있는 것이다.
어제 밤 브런치에 접속하니 브런치 활동 결산 리포트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가 된지 127일이 됐고, 2021년에 육아 키워드의 글을 많이 올렸으며, 지금까지 120개의 글을 올렸고, 발행 글의 누적 조회 수가 2.4만에 가까우며, 구독자는 38명, 발행 글의 누적 라이킷 수 1,869개로 상위 5%에 해당된다고 나왔다. 아마 중간 중간 쓴 글 중 몇 번 조회 수가 높았던 적이 있었는데 어떤 키워드를 타고 조회가 된 것으로 생각이 든다. 결코 내 글이 훌륭해서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글을 쓰면 거의 블로그에 글 하나, 브런치에 글 하나 이렇게 올린다. 하나의 글을 써서 두 개의 SNS에 올리는 것이다. 블로그에만 따로 올릴 때도 있지만 매일 아침에 쓰는 일상은 양쪽 다 올린다.
매일 글을 쓰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쓰지 못한 날도 있었다. 주말이고, 여행 중이라는 핑계 등으로 몇 일 동안 쓰지 않았던 적도 있다.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 노트북을 키고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설사 아침에 글을 쓰지 못했더라도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꼭 글을 쓴다.
올해 7월 출간 계약을 하고 4개월이 지났다. 출판사 대표님이 출판사 일정이 밀리셨다고 기다려 달라고 하셨고 그 이후로는 별 생각 없이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다시 연락이 오겠지 하고 말이다. 어떤 일이던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별로 없다. 가끔씩 그런 일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땅에 씨를 뿌리면 물을 주고 햇볕을 줘서 키워야 되는 것처럼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다시 책을 쓰려고 했었다. 육아휴직을 주제로 출간 계약을 했기에 다른 주제로 하려고 했지만 명확히 떠오르는 게 아직 없다. 지금까지 써내려간 일상을 묶어 책을 내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이은대 작가님의 말씀대로 아직 글쓰기 책은 말도 안 되고, 독서에 대한 책 또한 죄송하게도 목차는 받았지만 독서를 통해 무언가 삶에 변화가 생겼을 정도로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은 책을 읽으면서 그저 매일 글을 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결국 이렇게 매일 글을 쓰고 뭔가 내 머리와 가슴에 쌓이다보면 또 하나의 주제로 책을 쓸 수 있는 준비가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한다. 그 시기는 내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이제 육아휴직도 2개월 정도가 남았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자.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다. 글을 잘 쓰고 못 씀을 떠나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에만 몰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