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90일차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물론 부모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근데 스스로 나를 칭찬한다면 어떨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생기지 않을까?
주말 내내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뒤덮은 날씨였다. 코로나가 아무리 무서워도 밖으로 나가 아이들과 뛰어놀 수는 있었지만 미세먼지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웠다. 미세먼지 수치와 초미세먼지 수치가 150이 넘었다. 최악이라는 미세먼지 알람 표시에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잠깐 동안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때도 나쁜 공기가 집 안으로 들어올까 봐 걱정이 되었다.
일요일 오전에도 여전히 공기가 좋지 않았다. 토요일도 하루 종일 집안에 있어 아이들과 나는 짜증이 극에 달아 있었다. 일단 실외는 아니더라도 실내로 잠시 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
근처에 있는 키즈카페를 가기로 했다.
하루 종일 집 안에 갇혀 있었던 아이들은 키즈 카페에서 신발을 벗자마자 달려가기 시작했다. 방방이로 달려가 하늘까지 날아갈 듯 뛰었다. 집에서는 뛸 수 있는 공간이 침대밖에 없었지만 키즈카페는 2시간 동안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점이 좋다. 한 번 키즈카페의 맛을 본 아이들이 계속 가고 싶다고 졸라대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키즈 카페에서 2시간을 보내고 사랑이는 빠진 이를 외할머니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집에 가서 빠진 이 보관함을 가지고 장모님 댁으로 갔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자랑스럽게 빠진 이를 보여준 사랑이, 뭔가 자신이 점점 형님이 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기는 듯했다.
행복이는 주말 내 변비로 고생하더니 할머니 집에서 드디어 응가에 성공을 했다. 힘들어서인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잘 했다고 토닥이고 얼굴을 보니 배 속이 편안해서 인지 얼굴도 환해졌다. 행복이의 응가는 대신 할머니의 변기를 막아버렸다. 뚫어뽕으로 응가를 내려 보냈지만 안에서 막혀버렸는지 물을 내려도 천천히 내려갔다. 장모님은 시간이 지나면 내려갈 거라며 웃음을 지으셨다.
집에 가려고 챙기는 도중 처남 가족들이 장모님 댁으로 왔다. 강원도에 놀러가 전과 막걸리를 사온 것이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서로 만나 놀이터에서 같이 놀고 싶어했지만 공기가 좋지 않아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아이들과 집에 오기 전, 사랑이가 딸기가 먹고 싶다고 졸라대었다. 마트에 들려 아이들을 카드에 태웠다. 두 명이 탄 카드를 밀려니 쉽게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둘이 합해 35킬로그램이 넘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마트 안을 거닐며 딸기와 옛날과자 전병을 샀다.
집으로 돌아와 처남이 사다 준 전으로 저녁밥을 맛있게 먹은 뒤 사랑이의 본격적인 간식 타임이 시작되었다.
사랑이는 전병을 맨 밑에 깔고 그 위에 깨끗이 씻은 딸기를 올려놓은 뒤 휘핑크림을 뿌려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엄마가 해주었지만 이내 자신이 직접 하고 싶은 지 크림 통을 들고 꼭지를 누르며 뿌리기 시작했다.
‘취이이익’ 소리와 함께 사랑이의 작품이 완성되었다. 사랑이는 자신 것과 동생 것을 만들고 나와 아내에게 자랑을 했다.
“아, 나는 내가 정말 자랑스러워”
사랑이의 말과 표정에 우리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구 그래 사랑이 잘한다.”
아이는 그 뒤로도 몇 번이나 더 작품을 만들어 먹었다.
스스로를 셀프 칭찬하며 자랑스러워하는 아이, 주말 내 미세먼지로 가슴 한 편이 답답했지만 아이들의 말과 표정으로 뻥 뚫린 하루였다.
얘들아 아빠가 앞으로는 더 많이 칭찬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