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93일차
영원할 것만 같았던 육아휴직의 시간도 점점 끝나가고 있다. 이제 한두 달 남았을까?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보내야지 더 보람차게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요새는 아이들 교육과 이사 문제로 생각이 많다. 주변에 아이 엄마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아이들 학원을 벌써 많이 보낸다. 영어 학원, 영어 유치원 등 벌써 영어에 상당한 시간과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집에서 학습지 같은 학습기기로 학습을 하거나 내가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기는 하지만 효과가 어느 정도 될지는 잘 모르겠다.
첫째 사랑이가 영상을 보고 나면 자제가 되지 않아 평일에는 영상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나마 영어 동영상이라도 30분씩 보여주었는데 꾸준히 노출을 시켜주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영상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이들과 책을 읽어줄 시간이 많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영상을 보는 대신 여러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책을 보자고 해도 놀기 바쁘다. 어제는 잠들기 전 아이들과 장난감을 정리하고 나니 피곤했지만 그래도 책을 2권 읽어주고 잤다.
제주도로 이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뒤,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있다. 환경, 학교, 생활비 등등 알아볼 게 많다.
결국 왜 가고 싶은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면 최소 바다와 산이 보이는 곳으로 가야한다. 제주도까지 가면서 시내 학군지 주변 아파트로 간다면 의미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아이들이 내년에는 7세, 6세가 되는데 마냥 교육을 신경 쓰지 않고 놀기만 하는 게 과연 아이들에게 좋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결론은 바다와 가까우면서도 사는 곳 주변에 교육 등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현재까지는 서귀포 내 중문 쪽이 좋은 것 같지만 확실치는 않다.
제주도를 가려고 생각 중이라 제주 관련 영상을 좀 보고 있다. 제주도 한 달 살기, 제주 여행지 등을 보고 있다. 어제 잠시 영상을 보면서 아내와 얘기를 나눴는데 막상 매일 바다를 보면 신기하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바다도 가끔씩 봐야 예쁠 것 같은데 매일 일어나면 바다를 보면 어떨까? 물론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매일 봐도 예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겹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와 우리 가족이 어느 쪽이 될 것인지는 겪어보지 않아서 아직 알 수 없다.
제주도를 가려고 결정을 한다면 정리해야 될 게 한 둘이 아니다. 이제 이사한지 2년이 좀 넘은 아파트에 정을 붙이고 살고 있는데 아쉽기도 하다. 아내도 아직 집을 제대로 꾸미고 살지 못해서 만약 이사를 간다면 아쉬울 거라고 했다. 아이들의 그림이 벽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아직 더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사를 가려면 다시 짐을 꾸려야 한다. 2년여를 살면서 조금 늘어난 짐 중에 안 쓰고 필요 없는 물건들이 있을 것이다. 그 물건들을 솎아내 버려야 한다. 이사를 가야 물건이 준다는 말이 있지만 물건을 버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물건에는 그 사람의 추억과 인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직장은 제주로의 이동이 가능할 지라도 우리 가족에게 맞는 집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또 다시 돌아왔을 때 직장이 지금 집 근처로 다시 배정받을 수 있을지도 확답할 수 없다. 갈 때는 내 마음대로 어느 정도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올 때는 아니다.
제주도로 완전 이사를 한다고 결정하기 전에 한 달 살기나 몇 주 살기도 괜찮은 방법 같다. 문제는 나는 육아휴직 중이지만 아내는 아직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하는 도중에 길게 휴가를 내기도 쉽지 않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은 낯설다는 것을 의미한다. 낯설음은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낯설음은 모험심을 낳는다. 사람은 익숙함을 좋아한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은 두려움과 모험심이 교차한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바다로 나가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물론 이사를 가는 것을 배와 비교할 수는 없다.
경험에 의미를 두느냐, 그것의 문제일까? 누구는 나라면 제주도 무조건 가겠다라고 하지만 누구는 거기를 왜 가느냐고 한다. 선택은 내가 한다. 우리 가족이 해야 한다. 어쨌건 결정을 해야 한다.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다. 가고 싶어도 못가는 사람이 많다.
계속 생각해보자. 생각하면 답이 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