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301일차
아이들은 원석이다. 어떻게 잘 닦느냐에 따라 원석이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고 그냥 그런 돌덩이가 될 수 있다. 물론 결국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처음에 원석의 먼지를 잘 닦아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아이들 교육은 정답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영어 유치원, 사립 초등학교, 국제중학교, 과학고를 나오고 국내 명문대, 해외 명문대를 나와 유학을 다녀와 좋은 직업을 갖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좋은 학교, 직업을 갖는 게 앞으로의 인생이 좀 더 나을 수는 있겠지만 그런 엘리트 코스를 거친다고 인생이 엘리트가 되는 건 아니다. 엘리트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대한민국의 현실은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한 세상이 될 것이고 세상에 필요한 사람은 지식이 많은 게 아니라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가 될 것이다.
아이의 친구들은 하나 둘씩 영어유치원을 다닌 다던가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집에서 하고 있는 영어노출과 영어 학습, 그리고 영어 동화책 읽기만으로 충분할까?
집에서 엄마표 영어나 아빠표 영어로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아이들도 분명히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꾸준히 어렸을 때부터 영어 노출을 해줬다는 것이다. 영어동화책이던 영어 영상이든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와서 또는 집에서 가사를 하다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엄마 아빠 말을 잘 들으면 그나마 괜찮다. 평소에도 말을 잘 듣지 않는데 영어 교육을 할 때 말을 잘 들을까? 운전연습도 가족한테는 맡기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아이 공부를 시키다가 속 터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집 또한 아이들을 막상 책상 앞에 앉히면 집중력은 금방 바닥이 난다. 당연히 아직 6살, 5살이니 집중력이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부모 욕심은 끝이 없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 중 꾸준히 영어 노출을 시켜주기 위해 저녁에 다시 아이들에게 영어 영상을 틀어주기로 했다. 영어는 유튜브로 보여주고, 1시간 정도로 보여주기로 했다. 문제는 첫째인 사랑이가 영상 자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1시간을 보여주기로 했는데 영상을 끄니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
2021년 12월 2일 저녁 8시 반,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약속한 1시간이 지나서 영상을 끄자 역시나 사랑이가 울기 시작했다.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질질 짜기 시작했다. 내 휴대폰의 가족 사진이 있는데 나를 가리키며 “제일 싫어”라고 얘기한 사랑이. 거실 불을 다 끄고 안방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앉히고 한참동안 잔소리를 했다. 결론은 “사랑이는 아직 영상에 대한 자제력이 없다, 때문에 다시 영상을 보여주지 않겠다”였다.
동생인 행복이는 시간이 되면 “잘 봤습니다”하고 딱 끝내는데 사랑이는 끝이 없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상황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영어 노출은 시켜줘야 하는데 영상은 감당이 안 되니 귀로만 노출을 시켜야겠다.
나중에 커서 하기 싫어하는 공부가 아닌 생활 속에서 쓸 수 있는 영어가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영어 유치원을 들어가기 위한 공부, 레벨 테스트를 받기 위한 과외는 거부감이 든다. 시험을 위해 사는 아이가 되게 하고 싶지는 않다.
미래 세상은 영어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이상 통역과 번역이 필요가 없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그 전까지는 필요하다.
정답이 없는 아이의 교육, 엄마 아빠의 말과 생각, 행동이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만든다. 아이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길을 잘 닦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