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303일차
엄마들에게는 로망이 하나 있다. 바로 딸이 예쁘게 발레복을 입고 발레를 하는 모습이다. 그럼 아빠도 그럴까? 로망까지는 아니지만 딸이 발레는 하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
어제는 첫째 사랑이의 발레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5살 때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발레 수업 등록을 한 적이 이었다. 그 때는 아이가 재미없다며 10분 만에 아내와 울면서 나왔던 것으로 이거한다. 새 발레복은 그렇게 1년이 넘게 밖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집에서 춤 경연 대회를 할 때만 가끔씩 사용이 되었다.
다시 친구들과 발레를 하게 되었지만 몸이 너무 커버려 친할아버지 찬스로 새 발레복을 사게 되었다. 나풀거리는 무지개 색깔 치마가 마음에 드는 지 사랑이는 전날에도 옷을 입고 엄마에게 자랑을 했다.
드디어 대망의 발레수업 날. 수업 시작 시간은 10시 55분이었다. 여유가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아이들이 밥을 늦게 먹는 바람에 마치 평일에 어린이 집을 가는 것처럼 시간이 타이트해졌다. 서둘러 아이들 옷을 입히고 집을 나섰다. 사랑이는 미리 겉옷 안에 발레복을 입었다. 미리 챙겨야 된다고 하자 스스로 양치를 하고 발레옷을 입더니 겉옷까지 완벽히 입은 채 출발 30분 전 준비를 마쳤다.
수업 시작 5분 전 문화센터에 도착했다. 같이 수업을 듣는 어린이 집 친구4명 중 2명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친구 2명이 각자 멋진 발레복을 입고 달려와 사랑이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서둘러 겉옷을 벗기고 발레 슈즈를 신겨 수업장 안으로 들여보냈다. 귀여운 발레복을 입은 아이들이 귀여웠다.
“행복아 행복이는 언니처럼 발레 하고 싶지 않아?”
“응”
“그래? 부끄러워”
“응”
“그래 그럼 다음에 하고 싶으면 얘기해”
“응”
둘째 행복이는 아직도 부끄럽다며 발레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몇 번 물어봤지만 같은 대답이었다. 나중에 발레가 하고 싶어지면 꼭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
발레 수업은 10시 55분부터 11시 45분까지 50분 수업이었다. 초반에 출석 체크하고 하면 실제 수업 시간은 더 적을 것 같았다. 아이들 부모들은 문 밖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몇 번이고 보면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저기 왔네”
수업이 시작한 지 5분, 어린이 집 친구 2명이 마저 왔다. 아이들은 얼른 옷을 갈아입고 수업을 들어갔다.
수업을 하는 것을 촬영하거나 계속 보는 것은 금지하고 있어서 다른 엄마들, 둘째들과 함께 1층으로 내려갔다. 커피숍에서 음료와 빵을 사서 먹었다. 음식을 기다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 새 수업이 끝나기 5분 전, 수업 시간이 너무 짧았다. 첫 날이라 더 정신이 없어서 그런 듯 했다.
다시 2층으로 올라가니 막 아이들 수업이 끝났다. 아이들은 한 명씩 문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사랑이가 안보여 안을 들여다보니 혼자 거울을 보고 동작을 취하고 있었다.
“사랑아 어서 나와 가야지”
사랑이는 웃으면서 문으로 뛰어나왔다.
아이들의 모습이 예뻐서 수업이 끝나자 다 같이 모여 사진을 찍어주었다. 각양각색의 발레복을 입은 여자 아이들의 모습은 귀여웠다. 엄마들의 로망이 이루어지는 순간, 아빠의 로망도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