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311일차
“그래, 제주 한 달 살기 하자, 대신 휴직을 길게 하진 말고 3개월이나 6개월 뒤에 복직하는 걸로 하고”
드디어 제주에 대해 결정이 났다. 아내가 1월 말에 휴직을 하고 나도 휴직을 연장하기로. 그리고 다 같이 한 달 동안 제주살기를 해보는 것으로 정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제주로의 직장 이동, 이사는 생각을 잠시 접었다. 그리고 제주 한 달 살기 이야기가 나왔다. 현재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아내는 깊은 고민을 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결국 우리는 결정했다. 함께 휴직을 하기로 말이다.
둘 다 휴직을 하면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생활비와 여행비다. 당장 한두 달은 기존에 벌어놓은 것으로 쓸 수 있겠지만 세 달이 되어가도록 추가 수입이 없다면 바로 생활비의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내 복직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못을 박아놓았다. 만약 그 사이에 무언가 소득 창출이 일어난다면 계획이 수정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일단 제주 한 달 살기는 무조건 하기로 했다. 시기는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초로 정했다. 제주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딱 가면 좋겠지만 그래도 휴직을 한 바로 직후에 가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또 제주는 어느 계절에 가더라도 멋지지 않을까?
처음에는 두 달 살기를 하려고 했다. 둘째 행복이의 눈 검진이 4월 1일에 있기 때문에 그 때까지 두 달을 살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단 한 달 살기를 먼저 해보기로 했다. 아이들을 어린이 집에 보내지 않고 온전히 두 달을 같이 보내기는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일단 한 달을 살아보기로 했다.
우선 한 달 동안 살 집을 정해야 한다. 동쪽에 하나, 서쪽에 하나 둘 다 15일씩 정해는 방법이 있고 짐을 싸기 귀찮으면 한 곳에 계속 머무르는 방법도 있다. 어쨌건 괜찮은 숙소를 고르려면 지금부터 알아봐야 한다. 좋은 숙소는 막상 가려고 하면 다 예약 마감이라는 영상을 며칠 전 보았었다.
숙소를 알아보고 비행기티켓을 알아봐야 한다. 차는 탁송 또는 나 혼자 목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렌트카 가격이 요새 사악해서 장기간 여행은 차를 가져가는 게 훨씬 낫다는 게 중론이다.
여행 계획은 타이트하게 짜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한 달 살기의 목적, 즉 화두는 ‘쉼과 회복’으로 정했다. 나야 머 집에서 쉬고 있기에 쉼이라는 단어가 맞지 않기는 하지만 우리 가족의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지금 집에서 사는 것처럼 편하게 살면서 여기 저기 가보고 싶은 곳도 가고 바다도 실컷 보련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해 주고 싶다. 아파트에서는 매일 매일 뛰지 말라고 말하는 것도 서로 스트레스이다.
오늘 아침 이웃 블로그 사페 Re 님의 ‘사람의 가치’를 적어 본다.
사람의 가치는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며,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가에 달려있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신의 자리, 피땀 흘려 쌓은 부 등,
남들은 부러워하는 그것들은 실상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의 모습에서 희망과 열정을 찾아볼 수 없고,
그의 삶에서 행복을 느낄 수 없다면,
부귀영화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당신의 영혼을 이끄는,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곳으로
열정적으로 희망을 안고 달려가고 있다면
비록 지금 가진 것이 없을지라도
당신은 누구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위 글에 대해 꼭 직업이나 일 뿐 아니라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서 무언이 중요한지는 내가, 가족이 결정하는 것이지 다른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지금 복직을 미루며 제주 한 달 살기를 하는 것도 내 삶, 가족의 삶에서 행복을 함께 느끼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