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188일차
‘오 시원하네’
모두가 잠든 새벽 5시, 아내가 시계 알람을 맞춰 일어났다. 정작 알람을 맞춘 아내는 몇 번 깨웠지만 꿈나라를 여행 중이다. 창문을 여니 어제 하늘에서 비를 뿌려준 덕분인지 모처럼 만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새벽 기상을 위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 누구에게 인증을 받고 칭찬을 받기 위해 일어나는 게 아니다. 무엇을 하던지 왜라는 물음이 중요하다. 왜 새벽에 일어나는가? 굳이 남들 자는 시간에 일어나서 무엇을 하려고?
일단 새벽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좋다.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나만의 시간,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 그 자체로도 행복하다. 물론 모두가 잠든 밤도 가능하지 않냐고 하는데 쉽지 않다. 우선 아이들과 함께 모두 안방에서 자는데 아이들을 재우는 과정에서 나도 잠이 들고 만다. 굳이 피곤한 몸을 다시 깨워서 밤에 일어나는 것은 몸에도 좋지 않다. 자기의 몸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 사람마다 몸 상태나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뭐가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새벽에 일어나는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 그렇다고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은 뒤 런닝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러 나가는 것은 아니다. 내 운동은 방 안에서 방석하나만 깔고 양말만 신으면 된다. 무슨 운동이냐면 바로 108배이다.
108배는 원래 불교에서 유래한 수행법 중에 하나이다. 108배는 우리의 몸과 입과 뜻,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청정하게 한다는 뜻으로 뉘우치는 참회(懺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참(懺)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고, 회(悔)는 앞으로 잘못을 짓지 않겠다는 맹세이다.
어쨌건 불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108배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운동이나 다이어트의 효과를 보기 위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둘 다이다.
108배를 통한 장점은 1. 두통이 사라진다. 2. 불안과 걱정이 사라진다.(마음안정) 3. 잠을 잘 잔다. 4. 돈이 필요 없다. 5. 기의 순환이 원활해진다. 6. 정신이 맑아진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출처: kbs생로병사의 비밀>
108배 운동의 동작을 하나씩 살펴보면 합장하는 동작은 단전과 허벅지, 종아리를 강화한다.
몸을 굽히는 동작에서는 팔과 어깨, 그리고 엉덩이 근육이 사용되고 다시 일어나는 동작은 단전과 허벅지 종아리를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몸을 굽히고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하면 전신 근육이 단련된다. 또한 108배 운동은 무릎 관절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고, 오히려 이 운동을 통해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이 치유되는 사례가 많다. 반복적인 운동은 무릎을 지지하는 주변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 무릎 연골의 부담을 줄여주며, 또 혈액순환을 증가시켜 통증을 줄이고 유연성과 지구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무릎관절염이 있거나 허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시도하지 않는 편이 낫다. 또한 자신의 체력에 따라 횟수를 조절하면 되며 한 번에 많이 하는 것보다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좋다. 효과를 보려면 1주일에 3번 이상 땀을 촉촉하게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하고 야외 활동이 줄어들어 운동량이 많지 않은 겨울철에 최적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서 건강한 남녀 각각 두 사람을 대상으로 108배를 한 다음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했다. 108배를 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20분이고, 남성은 108배를 했을 때 평균 147칼로리가 소모됐다. 여성은 108배를 했을 때 96칼로리가 소모됐다
108배를 했을 때 운동량을 살펴보면, 시속 6.5킬로미터의 속도로 12분 동안 걷거나, 조깅을 9분 동안 했거나, 수영이나 자전거를 15분 동안 한 것과 같은 운동량이다.
절하는 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① 양손을 마주한 뒤 두 다리를 모아 바르게 선다.
② 허리를 반듯이 펴고 무릎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나지 않게 구부린다.
③ 손 짚고 앞으로 살짝 나가며 왼발이 오른발 위에 놓이게 포갠다.
④ 팔을 굽혀 머리를 바닥에 댄다.
⑤ 손 짚고 머리를 들며 팔꿈치를 펴서 앞으로 나가며 발가락을 꺾는다.
⑥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붙인다
⑦ 1~2초를 쉰 뒤 반대의 순서대로 동작을 하며 일어선다.
⑧ 일어설 때는 팔을 땅에 닫지 않고 무릎과 허리의 힘으로 일어선다.
<출처> TV조선 내 몸 사용설명서 제작팀 지음 '내 몸 사용설명서'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결국 해봐야 한다. 이 운동이 어떤 관절에 좋고 머에 좋고 알겠지만 실천을 하지 않으면 그 좋은 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또한 하루아침에 효과를 얻는 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뭐든지 꾸준히 해서 일정시간 이상을 투여해야 그 결과가 나오며,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숫자를 하나하나 세어가며 무릎을 굽히고 합장을 한다. 그저 나의 몸에 집중을 한다. 물론 별에 별 생각이 다 난다. 가족 생각, 돈 생각, 건강 생각 등등 그런 생각들은 그저 생각이 나면 나는구나 생각하고 흘려보내면 된다. 그렇게 하나 둘 숫자를 세다보면 땀이 흐르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절은 따뜻한 곳에서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했지만 요새는 날씨가 너무 더워 속옷만 입고 운동을 한다. 그래도 108배를 마치면 땀이 비 오듯 흐른다.
멀리 갈 필요도 없고 준비도 필요 없다. 가벼운 스트레칭 후 운동을 시작하면 된다. 운동 효과도 좋고 마음 단련에도 좋다. 이보다 좋은 운동이 어디 있으랴? 적어도 나에게는 최고의 운동이다. 남들이 뭐라 하건 그냥 한다. 일단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