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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r 07. 2023

<봐봐>


어제는 모처럼 만에 오후 4시에 퇴근을 했다. 둘째 아이 발레 학원 보강 때문이었다. 퇴근 하는 길, 집 앞 자전거 보관장소에 타고 온 자전거를 세워 두었다. 자물쇠를 채우고 바로 집 앞에 있는 어린이집으로 갔다.

벌써 4년째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이다. 벨을 눌러 아이를 불러 달라고 했다. 같은 시간에 나오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우리 둘째 행복이는 어느새 큰 언니, 누나가 되어 있었다. 아직 내 눈에는 아기로 보이지만 말이다.


아이를 집에 데려다주고 난 뒤, 곧바로 영어 학원에서 오는 첫째 사랑이를 데리러 나갔다. 셔틀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아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남자 친구들을 보고 자기도 놀고 싶어 했다. 태권도 학원 시간이 다 되었지만 아이는 오늘만 한 번 빠지고 놀고 싶다고 하였다. 


친구들이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으니 일단 태권도복으로 갈아입고 나가자고 했다. 엄마가 만들어준 연근 과자를 맛있게 먹으며 밖으로 나갔지만 이미 친구들은 다른 곳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아이는 약간 서운한 듯했지만 이내 과자 맛에 빠져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아이들 학원 수업이 모두 끝난 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기 시작했다. 요새 줄넘기에 빠진 사랑이, 정말 지치지 않는 무한체력의 소유자답게 줄넘기를 시작했다.

1개 밖에 넘지 못하던 줄넘기를 이제 9~10개 정도 했고, 뒤로 넘기, 달리면서 넘기까지 일취월장 하는 모습이 보였다.


“봐봐”

사랑이는 엄마, 아빠에게 자기를 보라며 계속 줄넘기를 했다. 아이들 그네도 밀어주고, 괴물 놀이도 해주며 거의 저녁 7시까지 놀아주었다.

오랫 만에 평일에 아이들과 놀아주니 나도 좋고, 아내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했다. 얘들아, 앞으로도 자주 일찍 올게,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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