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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r 26. 2023

텃밭 가꾸기


"자, 이렇게 해서 심어보자"

어제 오후 3시쯤, 처남네 아이들과 함께 텃밭에 모였다. 처남이 아파트 텃밭 가꾸기를 신청해서 당첨됐기 때문이다. 처남과 조카들이 근처 화훼공원에 다녀와 꽃과 당근, 배추, 퇴비를 사오기로 했었다.

우리 아이들은 약속한 시간에 맞춰서 갔다.

"와, 삼촌 엉덩이다"

"와 ㅋㅋㅋㅋ"

저 멀리 처남이 쭈그리고 앉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가니 조카들과 처남댁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처남이 이미 퇴비를 뿌려놓았고, 퇴비와 기존 흙을 섞는 일은 나와 처남댁이 하였다. 처남은 물조리개가 필요하다며 근처 다이소를 다녀온다고 했다. 잘 섞은 흙을 조금씩 파낸 뒤 아이들은 저마다 꽃과 채소 모종을 골라 심기 시작했다. 작은 손으로 직접 흙을 파내고 심는 과정이 재미있어 보였다.

텃밭이 크지 않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름대로 오와 열을 맞춰 심었다. 거의 다 마무리 할 때쯤 처남이 물조리개를 사와 물도 골고루 뿌려주었다.

그리고 둘째 행복이가 똥이 마려운지 다리를 꼬고 저 쪽에 서 있었다. 아침부터 변비로 인해 똥을 싸지 못해 힘들어 했었다. 아이는 내 귀에 대고 이야기했다. "똥마려운 게 아니라 집에 가서 머 가져온다고 해"

그렇게 아이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짧은 텃밭 가꾸기 시간도 끝이 났다. 꽃과 채소들아, 부지런히 자라라. 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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