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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자신만의 시간이 있다>

육아휴직 214일차

by 허공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다.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럼 그 각자가 이 지구상에는 얼마나 될까?


지구에는 2021년 9월 24일자 통계청, UN, 대만통계청 기준 78억 7,496만 5,732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물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살기 때문에 저 인구는 변동이 있을 것이다.

이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병에 걸려 죽는 사람,

100살이 넘도록 장수를 하는 사람,

잘 사는 나라에 태어난 사람,

못 사는 나라에 태어난 사람,

남자로 태어난 사람,

여자로 태어난 사람,

부자로 태어난 사람,

거지로 태어난 사람,

어쨌든 각자의 인생을 가지고 살아가고 죽어간다.

사촌이 땅을 사면 부럽다는 말이 있듯이

자기보다 잘난 사람, 잘 사는 사람을 보면 배 아프지만

자기보다 못난 사람, 못 사는 사람을 보면 그래도 위안을 삼는다.

이처럼 비교는 끝이 없다.

기준을 어디에다 두느냐에 따라 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남의 인생, 남의 성취를 부러워만 하면 뭐하나

내 인생, 내 성취가 아닌 것이다.

그들이 부럽고 대단해 보인다면

그 사람들을 따라 열심히 노력을 하는 것은 좋지만

부러움이 시기 질투로 가 버린다면 아니함만 못하다.


누군가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을 부러워할 수 있다.

내가 지겹다고, 괴롭다고 한 이 삶을

누군가는 내가 살겠소 하고 할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육아휴직 중이다.

어제도 평소처럼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준비하고

아이들 밥을 먹이고, 등원을 시켰다.

밀려 있는 빨래를 하고 건조기를 돌렸다.

집 안 가득 있는 머리카락을 청소기로 빨아들였다.

3주 전에 빌린 도서관 책 10권을 가방에 넣고 자전거를 탔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 도서관에 갔다. 공원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분수가 보이는 호수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하늘이 맑아 구름이 둥둥 떠 있는 하늘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미술학원을 갔다. 아이들을 들여보낸 뒤 다른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눴다. 미술학원이 끝난 뒤 집 근처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었다. 도중에 첫째 사랑이가 둘째 행복이를 때린 뒤 사과를 하지 않아 집에 오긴 했지만 말이다.

저녁에는 거실에 상을 펴놓고 먹고 싶다던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가족이 다 같이 모여 김밥을 만들어 먹는 시간은 참 소중하다.


평범해 보이는 내 인생, 어제 하루에서도 희노애락이 있었다. 평생이 아닌 단 하루에서도 말이다. 누구는 육아휴직이 부럽다고 할 수도 있고, 누구는 육아휴직 하면 지겹지 않냐 일하라고 할 수도 있다. 모든 건 내 선택이니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내가 받아들여야 한다.

하늘을 바라보고, 가족을 바라보고, 주위를 바라볼 수 있다.

그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쓸 수 있다. 그냥 지나가면 잊어질 하루지만 이렇게 글로 남기면 내 인생의 역사가 된다.

내 가치는 내가 만든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누구도 만들어줄 수 없다.

감사한 하루, 노력하는 하루가 될 수 있도록 온전히 나의 하루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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