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공 Oct 08. 2023

도서관에서 치킨까지

어제는 낮에 가족들과 함께 동네 어린이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아내가 아이들 영어책을 빌릴 게 있다고 했다. 나와 아이들은 자전거과 퀵보드가 있었지만 아내는 두 다리를 대체할 게 필요했다. 내 자전거는 안장이 너무 높았고, 아내의 키와 다리에 맞지 않았다.

집에서 한참을 걸어 겨우 카카오 T 공유 자전거를 찾았다. 평소에는 그렇게 주변에 널려 있던 공유 자전거가 어제는 왜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지. 휴대폰의 카카오 T 앱의 QR코드를 통해 자전거를 잠금 해제했다. 아내는 자전거 안장에 올라타 출발했고, 우리 모두 뒤따라갔다.

집에서 10분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 이제 도서관에 정말 자주 오는 듯하다. 아이들도 도서관에 오자마자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을 들고 온다. 혼자 책을 보기도 하고 둘째 행복이는 아빠한테 가져와 읽어 달라고 한다.

아이가 어렸을 적에 도서관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책을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책을 보는 것도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약 1시간 30분 정도 도서관에 머물렀다. 아내는 아이들 책을 모두 빌렸고, 집으로 출발했다. 집에 가는 길에, 치킨이나 포장을 해 가려고 했지만 아이들의 결사 반대에 부딪쳤다.

"싫어, 먹고 갈거야, 외식할래!"

왜 그렇게 외식을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 

속으로, '외식하면 식비가 2배가 들 수도 있단 말이다' 외쳤지만, 혼자만의 생각일 뿐 아이들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집 근처 호수공원의 '푸라닭' 치킨 집에 가기로 했다. 마침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었고, 치킨집 내의 큰 대형 화면에 경기가 보여지고 있었다. 후라이드 치킨 1마리와 블랙마요 치킨 1마리, 그리고 생맥주 2잔을 주문했다. 

우리가 도착한 이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치킨집으로 몰려왔다. 근처 놀러나온 사람들이 모두 치킨을 먹으로 나온 듯했다. 그래서인지 주문을 한지 한참이 지나 오히려 늦게 주문한 블랙마요 치킨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몇 번이나 종업원을 통해 재촉해서 후라이드 치킨이 나왔다.

오랜만에 밖에서 먹는 치킨 맛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후라이드와 블랙 마요 치킨 또한 오븐에 구워서 속살이 정말 부드러웠고, 양념 맛과 어우러져 입 속으로 속속 들어갔다.

생맥주 맛은 또 어떤가? 집에서 먹는 맥주도 맛있었지만 역시 생맥주 맛은 달랐다. 아무래도 잔이 차가우면 맥주 맛이 훨씬 좋은 듯했다.

결국 치킨 2마리 중 2조각만 남기고 모두 다 먹었다. 이제 조금만 아이들이 더 크면 1인 1닭을 해야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나저나 앞으로 도서관에만 다녀오면 치킨을 먹겠다고 하면 어쩌지? 



작가의 이전글 꿈을 위해 사는 데 승인은 필요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