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20일차
2021년 9월 10일, 여행 3일차 마지막 날 새벽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니 5시 50분이었다. 해가 곧 뜰 시간이었다.
숙소에서 해가 보일지 안보일지는 알 수 없었다. 전날에는 안개가 짙게 껴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일찍 일어나면 해돋이를 보러 가자고 하고 싶었지만 5, 6세 아이들에게는 무리였다.
커텐 사이로 햇빛이 비쳐 들어왔다. 해가 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곤히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워 베란다 창문을 열고 나갔다.
저 멀리 바다를 보니 희미하게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 해 보인다”
“진짜?”
드넓은 바다에서 천천히 해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몇 년 사이에 바다에 와서 해돋이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해가 떠오르면서 뭔가 가슴에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비록 정동진 해돋이공원을 가지는 못했지만 숙소에서도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게 어디인가? 아무리 힘든 세상이라도 해는 매일 고개를 들어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
어느 덧 아침 7시 반, 마지막 날까지 아이들이 수영을 하려면 깨워야 했다. 아이들은 전날 하루 종일 물속에서 놀아서인지 피곤해서 곤히 자고 있었다. 조식을 먹으러 가자며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체크아웃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아이들은 얼른 수영을 하고 싶다며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 들었다.
“아빠도 들어간다”
“와! 꺄아!”
아내는 짐을 싸야 해서 마지막까지 물속에 들어가 아이들과 놀아주기로 했다. 아니 같이 놀았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다. 신나게 아이들과 놀고 짐을 싸서 나왔다.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숙소 주변 관광지인 조각 공원으로 가서 주변을 구경했다. 바다가 보이는 아찔한 곳에서 사진 촬영도 하고, 연못의 물고기도 보았다. 아이들은 물고기 구경이 제일 좋은 듯 했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아내에게 이번 여행은 어땠는지 물어보니 뭔가 실컷 놀았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장거리 여행에서 1박 2일은 힘들고 2박 3일 이상이 좋은 것 같았다. 여러 군데 돌아다니기보다 숙소에서 재미있게 물놀이를 하니 체력소모도 심하지 않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다음에 또 와야겠다. 태양은 어제도 떠오르고, 오늘도 떠오르고, 내일도 떠오른다. 내 마음 속에 항상 태양을 품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