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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바꾸는 방법>

육아휴직227일차

by 허공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부모 형제도 함께 살 때도 그랬지만 분가해서 살다보면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은 어느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분을 오프라인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평소 직장을 다니면서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거기다 사업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마침 살고 있는 곳도 멀지 않아 시간을 정해 만나기로 했다.


오늘도 여김 없이 말을 듣지 않는 공주님들을 잔소리 신공으로 닦달해서 등원을 시켰다. 그네를 타고 가려면 미리 챙겨야 된다고 했는데도 계속 딴 짓을 하다가 겨우 그네를 조금 타고 등원을 했다. 잔소리 신공이 거의 주화입마 수준이다. 어서 12성으로 완성하여 신공을 쓰지 않고도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로 아이들을 대해야 할 텐데 아직 멀었다. 육아휴직기간이 8개월이 다 되어가는 데도 이런다.


아침 10시 반에 근처 커피숍에서 보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갔다. 커피숍 앞에 도착해서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나에게 사진을 찍으라며 손짓을 하고 있었다. 얼른 휴대폰을 들어 하늘을 찍었다. 하늘을 찍어 아내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다. 같이 하늘을 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사진이라도 보내고 싶었다. 할 수만 있으면 하늘 위로 올라가 마음껏 구름을 헤치며 날아다니고 싶었지만 몸은 땅에 딱 붙어있었다.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어 전화를 했더니 이미 근처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보니 저 앞에서 한 명의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김00님은 안경을 끼고 학구파로 생기신 따뜻한 인상이셨다. 서로 반갑게 주먹을 쥐고 인사를 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마치 오래 전부터 알던 느낌이었다.


근처긴 했지만 나를 만나러 오셨기 때문에 내가 커피 값을 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과 쿠키를 들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미 커피숍 내에는 사람이 꽉 차 있어 겨우 한 두 자리 남은 곳에 커피를 들고 앉았다.

자리에 앉기 무섭게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나이는 나보다 4살 정도 어렸지만 생각은 전혀 어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같은 지역에서 살았고 공통점이 많았다.


부동산, 주식에서부터 사업 이야기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대화를 했다. 사실 재테크는 서로 성향이 맞지 않으면 같이 생각을 공유하기 힘들다. 친한 친구들끼리, 가족끼리도 마찬가지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포지션이 다르고, 각자의 자산이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하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자랑질만 한다고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 만나신 분은 이야기가 정말 잘 통했다. 특히 추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무인매장을 하나 냈는데 내자마자 한 달도 안 되서 바로 2호점을 오픈을 했다고 한다. 실제 두 매장에서 나오는 매출을 휴대폰 어플을 통해서 보여주는데 ‘와’하고 감탄을 했다.


진짜부자는 매월 일을 하지 않아도 월급만큼의 현금흐름이 나와서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김00님이 하시는 무인매장은 하루에 1시간 정도의 노동력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현금흐름면에서는 이미 경제적 자유의 길로 한발짝 내딛은 것으로 보였다.

김00님은 직장을 다니면서 사업도 하고 다른 재태크 공부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했다. 뭔가 생각이 많고 의욕이 넘쳐 보였다.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 힘들어서 육아휴직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외벌이라 육아휴직이 쉽지 않겠지만 무인 매장에서 수익이 나오면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여러 방향으로의 아이디어, 실제 그 아이디어를 행하는 추진력 등 무언가를 이루는 사람은 실제 그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도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서로의 스케줄로 인해 다음에 식사를 하기로 하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가까운데 사니 머지않아 또 볼 수 있겠지.


40여년간 100권의 저서를 저술한

일본의 경영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인간을 바꾸는 3가지 방법을 아래와 같이 말한다.

첫째, 시간을 달리 쓰는 것

둘째,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셋째,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나는 나를 바꾸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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