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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캐롯 Nov 15. 2020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즐겁지 않았다.

회사 일로 알게된 사람의 결혼식이 있었다.

출산 및 육아로 보지못한 친한언니와 함께 가기 위해 남편에게 애 좀 잘 부탁한다고 하고 부랴부랴 나왔다.


정말 간만에 외출이라 즐거웠다. 옷이 다 맞지않아 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제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친한 언니와 수다를 떨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전부 그대로였다. 변한건 나뿐인거 같았다.


다들 살도 빠지고 예뻐졌구나.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다 주기적으로 가지던 모임을 아직도 한단 얘기를 들었다. 소외감이 들었다.

일상적인 업무관련 얘기조차 낄 수 없었다.

어색하게 미소만 짓다가 애기가 기다려 빨리 가봐야한단 말을 남기고 나왔다.


오랜만에 외출이라 즐거울 줄 알았는데..씁쓸했다.

회사를 다닐때는 신고 뛰기까지 했던 구두조차 너무 아프고 불편했다. 발뒤꿈치가 다 까져 절뚝이며 집으로 가는데 눈물이 나왔다.


다시 시작 될 육아때문인지 나빼고 다들 잘지내고 있는것 같은 소외감인지 변한 내모습에서 오는 위축감인지는 알 수 없었다.


셋 다 일까.


집에 도착해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집안일을 보고 화가났다.


더 이상 화조차내고 싶지 않은데 화가 나는 기분에 더 화가 났다. 근데 참았다.

우리 아가에게 맨날 화만내는 엄마처럼 보일테니까.


오늘도 졸린데 잠에 들지 못하고 울고 찡얼거리는 내 아가가 괜시리 참 미운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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