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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캐롯 Dec 04. 2020

아기를 얻고 잠을 재물로 바쳤다

이앓이 너는 누구냐 대체

쪽쪽이 끊은지 6일차.

아침부터 불길했다. 일어나자마자 투정이 있었고, 오전 낮잠1도 30분컷에 계속 징징이 모드. 그리고 알 수 없는 불길함이 내 뒷목을 스쳐지나갔고 그 불길함은 늘 피해가지 않는다...


쪽쪽이를 달라는 마지막 발악인지 아직 하나 나오지 않은 아랫니 이앓이인지 알 수 없으나 낮잠도 내내 안겨자고 한시간 이상을 자지 않더니 밤잠에서 터졌다. 9시부터 잠들어서 30분마다 깨서 우는소리 + 징징징 거리더니 새벽 1시 40분부터 강성울음 시작. 아기띠로 새벽 3시에나 잠드셨다. 덕분에 잠을 못잔 나와 남편. 남편은 결국 연차를 냈다.


아이낳고 6개월동안 내 수면시간은 평균 3~4시간 남짓. 단 한번도 6시간을 넘게 자 본적이 없다.

아이를 낳고 내 꿀같은 잠을 포기해야한다는걸 몰랐다. 몰라서 더 힘들었다.


아기를 낳는것보다 아이를 기르는게 더 힘들다는걸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을까.


힘들다고 말하면 주변에선 아가는 얼마나 힘들겠냐고한다.


누가 그랬다. 엄마가 되는건 내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아야 비로소 엄마가 된다고.


'나'로 살아온 내 자신이 사라지는 고통을 겪고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거다. 내 이름, 내 생활은 물론 사람이 살아가야하는 기초적인 밥먹고 잠자는것까지 온전히 버려야한다.


그저 아기가 이뻐 낳고싶다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자기 자신을 놓을 자신이 있냐고 묻고 싶다. 난 아직 내 자신을 놓고 싶지 않은가보다. 그래서 내 잠 못자는거 내 생활을 할 수 없는걸 아이탓으로 돌려 아이에게 짜증을 낸다.


난 참 나쁜엄마다.


오늘도 안아서 겨우 30분 자는 아가를 보며 기도해본다.


오늘이 내일보다 더 낫길.

내 자신을 좀 더 내려놓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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