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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Nov 02. 2023

MBTI 성격유형검사와 애착유형검사

ISTJ와 ISTP, 안정형과 혼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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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라는 성격유형검사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이 검사에서 나온 유형이 자신을 설명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게 유행이 되었다. 사람의 성격을 몇 가지 문항에 따라서 제한된 유형으로 분류하는 작업이 나는 썩 재밌다. 한마디로 요약하기 힘든 사람의 성격을 이렇게 정해진 지표로 쉽고 간편하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그래서 나도 그 유행에 편승했다.

검사결과 나는 ISTP고 자친구는 ISTJ로 두 사람의 MBTI는 끝자리만 다르고 나머지가 모두 일치한다. 서로 성향이 비슷한 게 이 검사결과로 설명이 되는구나 싶다. 한 가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점은 끝자리 P와 J 즉 계획적인 부분이다. 자친구는 계획을 짜는 것을 좋아하고 또 계획적으로 살지만 나는 무계획하고 즉흥적이다. 나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는 반면 자친구는 아직 한참 남은 노후대비까지 미리 생각한다. 그래도 나 같은 경우 남이 짜놓은 계획에 군말 없이 잘 따르는 편이라 딱히 문제 될 것은 없는 것 같고, 너무 똑같은 것보다는 서로 다름이 오히려 합이 잘 맞을 수가 있어서 더 좋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계획한 인간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 그 예로 자친구와 나는 같은 나이에 비슷한 가정에서 나고 자랐지만 성인이 되어서 사회에 진출했을 때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너무 달라져버렸다. 성인기 이후 스스로의 힘으로 노력한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 자친구와 달리 나는 지금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다. 승진을 할 수도 없고 월급도 오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은 자리를 바꿔 앉을 용기도 의지도 없으며 당장에 아무런 계획이 없다.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현실에 안주한 결과가 이렇다.

내가 지금껏 살아온 대로 계속 살아간다면 앞으로 이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이다. 성장하지 않는 인간은 곁에 있는 사람을 쉽게 싫증 나게 해서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어렵게 만든다.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며 그런 불안감을 느꼈다. 성향은 환경과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남자친구의 좋은 점을 닮아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J형 인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이 뭐냐면은, 아 모르겠다. 일단 그때가 보고 상황 보고 생각해 봐야겠다.




한때는 MBTI가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MBTI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요즘은 MBTI 대신 애착유형이 유행을 타는 것 같다. MBTI만 주구장창 파던 유튜브 채널들이 언제부터인가 애착유형으로 방향 전환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최근에 보게 된 애착유형 관련 영상들이 죄다 최소 반년 전에 올라온 것들이다. 반년 전이라니, 요즘이라고 할 수도 없겠구나. 내가 관심이 있어서 찾아봐놓고 뒷북을 치고 있었구나. 어쨌거나 애착유형에는 대표적으로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 혼란형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일단 안정형이 가장 안정적이고 좋아 보인다. 나머지 것들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나는 갑자기 왜 애착유형에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남자친구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내가 불안형인 것 같다고 했다. 검사를 딱히 해보지는 않았지만 영상 내용을 보니 과연 내가 불안형의 애착유형을 가지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불안형의 특징들은 모두 알겠는데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 안정형으로 바뀔 수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뭐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애착유형의 유행이 시들 해 지고 나면 다음에는 또 어떤 유형검사가 유행을 타게 되려나. 아니면 벌써 무언가가 유행을 타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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