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더 달라고 해서 반은 짜장소스에 반은 미역국에 말아먹었다. 탕수육이 맛있어서 더 먹으려다가 너무 과식하는 것 같아서 자제했다.그린샐러드는 매 끼니때마다 나와서 좀 물리기도 하고 어쩐지 안 신선해 보여서 안 받았다. 신기하게도 병원 입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먹었던 미역국은 아직까지는 안 질린다.
2일차 야식
영양참치죽, 물김치
하루종일 시간 맞춰 먹는 게 일이다.
아침식사시간이 8시부터인데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8시 30분이 되어서야 식당에 갔다. 음식은 아직 남아있는데 식판을 벌써 치웠길래 직원분께 늦게 왔다고 하니 어딘가에 가서 식판을 꺼내와 주셨다. 다음부터는 안 늦어야겠다. 둘러보니 9명 정도가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나 그랬다. 밥을 퍼서 빈자리에 들고 가서 앉아서 먹고 방으로 돌아왔다. 금방 일어나서 식욕이 많이 없었지만 이게 다 돈이라는 생각에 꾸역꾸역 먹었다. 샐러드는 배불러서 남겼고, 호박즙은 방에 들고 가서 한참 후에 마셨다.
식당 앞에 구비된 새 조리원복을 챙겨 들고 왔다. 매일 한 번씩 갈아입을 수 있게 해 준다. 시간을 들여 오랫동안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신생아실에 아기 면회를 하러 갔다. 한참 아기를 봤다. 얌전하게 잘 자던 아기가 갑자기 토를 하고 불편해 보여서 직원을 부르니까 아기를 데리고 가버렸다. 아기를 안아주고 속싸개를 교체하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혈압을 측정을 하고 카페테리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변을 누고 싶은데 회음부가 안 아물어서 힘을 주기가 힘들어서 못 누겠다. 이러다가 일주일 내내 변을 못 누다가 관장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경과를 지켜보자. 그리고 출산을 했는데도 체중이 줄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늘어버렸다. 일단 지금은 괜한 무리할 필요 없고 조리원에서 나가면 슬슬 다이어트를 시작해야겠다. 가슴이 아프고 배가 여전히 불룩하고 회음부가 아프고 오로가 계속 나오고 여러 가지로 몸이 안 좋다.
조리원에는 시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추석연휴에는 진행을 하지 않아서 조금 아쉽다. 가지고 온 책을 조금 읽어야겠다. 태블릿으로 영상을 보는 건 이제 조금 지겹다. 활자를 읽고 싶다.
(오전 11시 30분 일기)
책 읽으려다가 결국 폰만 실컷 봤다. 알라딘에서 중고 동화책을 구경하고 장바구니에 담는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아침 먹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점심시간이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돌아와서 양치질을 하고 밥 먹기 전까지 하던걸 마저 했다. 결국 중고 동화책을 45권 주문했다. 가격은 대략 3만 원대.권당 평균 500원에서 비싸봐야 1,000원 꼴이다.
화장대가 너무 지저분해서 정리를 조금 하고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켰다. 조리원 입소 시 받은 종이들이며 병원영수증이며 이것저것을 모두 모아서 정리했다. 남편이 밖에 나가서 점심식사로 노브랜드 햄버거를 사 먹고 돌아오는 길에 도넛을 사들고 와서 먹었다. 3시가 되면 오후 간식을 방으로 가져다주는데 때마침 간식 시간이라 간식도 연달아 먹었다. 찹쌀떡 2개와 비락식혜 1캔을 주길래 찹쌀떡은 남편과 하나씩 나눠먹고 식혜는 냉장고에 넣어뒀다.
출산하고 처음으로 변을 봤다. 회음부 봉합으로 인해 힘을 주기가 힘들어서 포기하려다가 다행히 성공했다. 그 이후로 좌욕을 했다.그 이후로 또 뭘 했더라. 일단 5시 30분에 저녁식사를 했다. 7시에 아기 면회를 갔다. 아기가 보면 볼수록 너무 귀엽다.세탁실을 처음 이용해보는데 마음에 든다. 수건, 속옷, 양말 세탁후 건조대에 널었다. 유튜브로 출산브이로그를, 방 벽에 붙어있는 벽걸이TV로 티쳐스 시청했다.
오늘은 추석 당일이다. 추석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뭐가 있나 열심히 채널을 돌려봤는데, 그런 프로그램은 딱히 없다. 티쳐스는 재밌었다. 그리고 계속 뒹굴뒹굴. 뭐 이것저것 한 것 같으면서도 아무 것도 안 한 것 같은 그런 하루. 내일은 첫 모유수유 하는 날인데 젖이 나오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