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순이 Sep 19. 2024

산후조리원 4일차 식사

4일차 아침 (오전 8시)

잡곡밥, 미역국, 오징어까스/케찹, 두부구이/초간장, 단호박샐러드, 취나물볶음, 진미고추장무침, 요거트, 그린샐러드, 오렌지, 토마토


아침에 8시에 눈 뜨자마자 바로 식당에 갔다. 식욕이 없지만 먹다 보면 생긴다. 너무 많이 퍼서 결국 오징어까스 한 조각을 남겼다. 욕심이 과했다. 사실 생선까스인 줄 알았는데 먹어보니 식감이 이상해서 뒤늦게 저게 생선까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타르타르소스가 아닌 케첩을 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호박즙은 남편 주려고 챙겨놨다. 남편은 산책을 하러 나갔다.


아침식사 후 혈압, 체중, 체온 측정을 했다. 혈압은 출산 후 이상하게 올라서 당췌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 원래 혈압이 낮게 나오는 편이었다. 임신 중에도 늘 최고 100 초반, 최저 50 초반 정도였는데, 출산을 한 지금은 최고 120~130, 최저 70~75 정도다. 최고 120 까지가 정상, 130 까지가 높은 정상, 140부터가 고혈압 전단계로 보면 된다.


산후조리원 직원에게 애 낳고 나면 원래 혈압이 오르는 거냐고 물어보니 혈압 괜찮은데요? 라는 말만 반복한다. 일단 당장 문제되는 수치는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조리원 나가고 나면 혈압 관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체중은 어제 82키로를 찍고 오늘 다시 재보니 81키로다. 막달에 79키로까지 나갔었는데 애 낳고 애 무게가 빠지기는커녕 더 늘어버린 게 미스테리다. 조리원 나가면 운동 시작해야겠다. 저녁에 남편 퇴근하고 밥 먹고 나면 육아 교대하고 헬스장에 갈 계획이다. 걷기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강도를 높여나가자.


새 조리원복 챙겨 와서, 샤워하고 갈아입었다. 세탁실에 가서 수건을 돌려놓고 다시 방에 들어왔다. 수건코스로 돌리니 1시간이 걸린다. 10시 30분에 유축시작해서 11시에 끝내고, 신생아실에 갖다 주러 가는 길에 아기 면회도 해야겠다.


어제까지만 해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오늘 아침부터 손목이 시리기 시작한다. 애 낳고 지금껏 쭉 아이스 아메리카노 따위의 찬 음료만 마셔댔다.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따뜻한 차를 우려 마셔야겠다. 조리원 입소 선물로 받아놓은 민들레뿌리차가 있다. 일기를 쓰고 있는데 지금 막 남편이 들어왔다. 맥도날드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잔 사들고 왔다. 유튜브로 '모유수유 커피' 라고 검색해 보니 마셔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잔 하면서 '더 웨일' 보면서 유축이나 해야겠다.

(오전 10시 30분)

4일차 점심

잡곡밥, 소고기미역국, 떡갈비야채볶음, 부추전/양파장, 양념꼬치어묵, 시래기나물조림, 브로콜리흑임자샐러드, 콩나물파채무침, 그린샐러드, 오렌지, 방울토마토


10시 50분부터 11시 20분까지 30분 동안 유축했더니 20cc가 나왔다. 어제는 10cc 밖에 안 나왔는데 오늘은 두 배다. 신생아실에 갖다주고 아기 면회 좀 하려고 했더니 오늘 소독하는 날이라 면회가 안 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유축한 모유만 건네주고 방으로 돌아왔다.


11시 30분에 산후관리 서비스가 예약되어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전화가 와서 허둥지둥 마사지하는 곳으로 가서 1시간가량 산후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는 그럭저럭 시원하고 기분 좋았다마는, 십수만 원의 추가비용을 낼 정도인가 싶다. 붓기가 많이 심해서 지속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길래 얼마냐고 물으니 1회에 11만 원이라고 했다. 아 곤란하다. 결혼식 전에 웨딩패키지에 딸린 피부관리 서비스를 받으러 갔다가 피부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피부관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떠오른다.


임신하고 15kg이 쪘다. 아기를 낳고도 체중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버렸다. 어제까지 82kg 나가더니 오늘은 81키로 나간다. 이 무게가 다 붓기 때문이라고 한다. 붓기라고 하면, 수분으로 인해 몸이 부은 걸 뜻하는 건가. 그럼 현재 내 몸은 수분으로 퉁퉁 불어있다는 뜻인가. 뭐 어찌 됐든 붓기차나 마시면서 운동이나 열심히 해야겠다. 일단 이번주까지만 먹을 거 다 먹으면서 대충 살자.


끝나고 나니 12시 30분이라 바로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 후 좌욕을 하고 오전에 우려 놓고 안 마신 민들레뿌리차와 함께 농심 닭다리 과자를 먹으면서 모유 유축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일기를 쓴다. 더 웨일은 이따가 마저 봐야겠다. 오늘 남은 일정은 3시에 간식 먹기, 5시 30분에 저녁 식사 하기, 6시 30분에 30분 동안 모유 유축, 7시에 아기 면회하기.

(오후 1시 30분)

4일차 간식 (오후 3시)

핫도그, 초코우유

핫도그는 나 반 남편 반 먹고, 초코우유는 나중에 먹으려고 냉장고행. 내일 마셔야지.

4일차 저녁 (오후 5시 30분)

잡곡밥, 북어채미역국, 고등어무조림, 소시지야채볶음, 복주머니딤섬/초간장, 들기름막국수, 가지나물무침, 다시마채무침, 그린샐러드/드레싱, 과일

4일차 야식 (오후 8시)

양송이스프, 크루통

8시에 간식 나오는 거 깜빡하고 커피랑 케이크 먹어서 배불러서 못 먹었다. 몇 숟갈 떴는데 도저히 못 먹겠어서 일단 냉장고에 넣어뒀다. 배 부른 것과 별개로 스프 자체가 막 맛있지는 않다.


6시 30분에 유축해서 7시에 신생아실 갖다주고, 간 김에 아기 면회도 했다. 이번에는 30분 짰는데 10cc 정도밖에 안 나왔다. 신생아가 하루에 70cc씩 8번 먹는다는데 지금 나오는 모유량만으로는 택도 없겠다. 직수를 하고 싶은데 계속 시도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벌써 10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간다. 오늘 좌욕 2번 했다. 내일은 뭐 프로그램 있다는데 내용 보고 참여해야겠다. 원래 목요일 빼고 매일 평일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동안 추석연휴라서 쭉 휴강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산후조리원 3일차 식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