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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Nov 28. 2024

아기 인생 76일차, 벌써 엄마소리, 옹알이 폭발

우리 아기 인생 76일차. 분유는 한번에 보통 120, 많게는 160까지 먹고, 새벽에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시간 까지도 잔다. 몸무게는 6kg 정도 나가는 것 같고, 키는 60cm 인가, 다시 재봐야겠다. 잘 모르겠다. 성격은 요구사항만 잘 들어주면 순한 편이다. 최근들어 더 순해진 것 같다. 얼마 전에 새벽에, 도대체 뭐가 문제인건지 잠을 안 자고 새벽내내 거의 한여름날의 매미 울음소리를 낸 이후로 다시는 심하게 우는 경우가 없다. 변을 누고나면 꼭 웃는다. 아무튼 지금은 목욕하고 곤히 주무시고 계신다. 사실 목욕 전부터 졸려하던게 눈에 보였다. 목욕물을 받는 동안 잠시 발가벗기고 침대에 눕혀뒀는데 그 사이에 자고 있는걸 억지로 깨워서 목욕을 시켰다. 목욕 후 계속 칭얼대길래 처음에는 심심한가 싶어서 바운서에 앉혀서 에듀테이블을 발로 차면서 놀게 냅뒀는데 몇번 발로 차더니 더이상 하기가 싫은지 막 울려고 했다. 뭔가 다시 잠이 오기 시작하는 것 같고, 우는게 아무래도 잠투정인 것 같다. 안아주니까 신기하게도 바로 잠들어버린다. 안고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안고 있다가 팔이 너무 아파서 침대에 눕혔더니 안 깨고 계속 잘 잔다. 아침에 분유를 먹다가 남겨서 배가 빨리 고플 것 같다. 미리 분유를 타놓고 중탕기에 넣어놨다. 지금 잘 자고 있지만 배고파서 곧 깰 것 같다.

(여기까지 써놓고, 역시나 예상대로 아기가 깨서 분유를 먹이고 다시 재우고, 돌아왔다.)


요즘은 대변을 누면 그 타이밍에 목욕을 시켜준다. 대변은 평균 하루에 한번, 가끔 건너뛰고 다음날 눠서 이틀에 한번꼴로 눌 떄도 있고, 드물게 하루에 두번을 눌 때도 있다. 아기가 몸은 점점 무거워지는데 아직 혼자 앉을 수가 없어서 목욕 시키는게 너무 버겁다. 목욕 그네를 사긴 했는데 막상 써보니 별로라 잘 안 쓴다. 목은 대충 가눌줄 아는데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엎드려놓으면 위로 올리는 힘은 발달했고, 앞으로 숙이는 힘은 아직 미숙하다. 쿠션 등으로 받쳐주지 않으면 제대로 못 앉아 있고 옆으로 쓰러진다. 우리 아기는 (다른 집 아기들 상태를 들어본 결과 비교적) 순한 편이라서 목욕시키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씻기는 동안 우는 소리 한번을 안 내고 얌전히 있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히 내 몸이 힘들 뿐이다. 출산 후 관절이며 인대며 여기저기가 거의 다 망가진 느낌이다. 어제는 뭔가를 드는데 갑자기 손목이 찌릿거리면서 너무 시큰거려서 놀랐다. 게다가 아침마다 묵직한 통증과 으리한 느낌이 든다. 묵직한 어딘가에 장시간 짓눌려서 피가 안 통하는데다가 통증이 더해진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아... 병원에 가봐야 하나. 가게 된다면 정형외과? 조금만 더 경과를 지켜보자.


아기가 벌써 엄마 소리를 한다. 누가 들으면 백일도 안 된 아기가 어떻게 엄마 소리를 하냐고 허풍도 정도껏이지 싶겠지만... 그러니까 그냥 우연의 일치로 엄마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엄마라는 그 뜻을 당연히 알 것 같지는 않다. 아기는 주로 악, 압, 응애, 응개, 응가, 음마, 음하, 엄마 등의 소리를 낸다. 처음에는 엄마 소리를 나만 들었는데 나중에 남편도 들었다. 응애 라는 아기 울음소리는 어른이 만든 소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진짜로 아기가 그런 소리를 낸다는걸 아기를 직접 키우면서 알게됐다. 그러니까 아주 정확한 발음으로 '응애' 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기는 종종 얼굴을 마주 보고 눈을 맞추고 있으면 활짝 웃는다. 그러면서 다양한 소리를 낸다. 확실히 날이 갈수록, 내는 소리가 길어진다. 한글자에서 두글자로, 두글자에서 세글자로 늘어난다고 표현하면 되려나. 내가 따라서 똑같이 소리를 내거나 내 나름대로 말을 걸어주면 계속 소리를 낸다. 마치 대화를 하는 것 같다.


내년부터는 이유식을 슬슬 시작해야하니 공부도 좀 하고 장비도 갖춰야겠다. 아기가 1시간은 커녕, 체감 거의 10분마다 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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