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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cle K Dec 18. 2019

#3. 내겐 너무 어려운 기차 예약

AI 예약 시스템 도입이 필요합니다

 기차역이 나에게는 일터이기에 어떤 감정을 갖기 어렵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설렘의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늘 가진다.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 업무차 이동을 위해 피곤함과 긴장감을 가진 사람, 오랜만에 만난 가족을 얼싸안고 좋아하는 사람 등 정말 많은 감정이 기차역 안에는 공존한다. 물론 열차를 놓치거나 무임승차로 부과 운임을 내서 화가 난 사람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좋은 기분이 느껴지기에 나 역시 항상 그 기운을 받고 일을 하려고 생각한다.

 기왕 전편에 시간 관련 이야기들을 했으니 연관 있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더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스위스에서 체르마트를 보기 위해 탑승한 Gornergrat Bahn]

※스위스 체르마트에 있는 Gornergrat Bahn 은 세계 최초의 톱니 궤도 열차이다.(1898년 운행 개시)


EP 1. 예약할 때 날짜 확인 꼭꼭!

 화가 나 씩씩거리는 고객이 나에게 다가온다. 과연 무슨 일로 저렇게 화가 났을까 라는 궁금함과 함께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걱정도 든다.

 

 고객 : (굉장히 화가 난 큰 목소리로) 제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꺼져서 티켓을 보여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승무원에게 예약 내역을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도, 예약이 없다고 해서 부과 운임을 냈어요!

           억울해요! 보상해주세요!

 나 : 혹시 결제하신 카드를 주시겠어요?(※결제한 카드로 예약 내역 확인이 가능하다.)


확인을 해 본다. 분명히 고객이 말한 시간에 예약이 되어있다. 단.... 날짜가 내일이다.


 나 : 고객님, 카드로 결제가 된 건 맞는데, 내일 날짜로 예약되어 있으시네요?

 고객 : 그래요?(이후 아무 말 없이 빛의 속도로 자리를 뜬다)


[저 멀리 보이는 체르마트]


EP 2. 예약할 때 기차역 확인 꼭꼭!

 기차역은 많은 사람이 오가는 낯선 곳이기 때문에 안내는 필수다. 고객 안내를 하고 있는데, 3명의 고객이 커다란 짐을 들고 나에게 온다.


 고객 : 3시 53분 열차 타는 곳이 어디예요?

 나 : 네? 3시 53분 열차는 없는데요?


 내가 근무하는 곳은 출발역이기에 1~4분, 6~9분 사이에 출발하는 열차는 없다.


 나 : 고객님 티켓 확인 도와드릴게요. 아... 여기가 A역인데 이 티켓은 B역에서 A역으로 오시는 거네요?


 고객이 예약 시 출발역과 도착역을 반대로 예약한 것이다. 당황한 고객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우선 빨리 잘못 예약된 티켓 취소를 하고, 원하는 B역으로 가는 좌석을 확인해 본다. 좌석이 있으면 다행인데, 없으면 나도 함께 안타까워하는 것 이외에 도와드릴 방법이 없다.

[Gornergrat Bahn 출발역에 있는 안내판]

 생각보다 예약할 때 이런 실수를 하는 고객들이 많다. 기차표를 예약할 때는 날짜, 시간, 출발역, 도착역 확인 꼭꼭!


 ※ 많은 구독과 라이킷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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