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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cle K Feb 26. 2020

#6.'코로나 19'가 기차역에 미친 영향

하루빨리 사라지길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 2달 동안 이름도 몇 번이나 바뀌었고,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도 집중되었다. 처음 '우한 폐렴'이라는 병명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는 그저 먼 나라 중국에서 발생된 전염병이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내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올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유치원 졸업은 자체적으로 하게 되었고(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아이들이 안쓰럽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입학도 연기되었다. 외출도 꺼리게 되었을 뿐 아니라, 부득이하게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를 꼭 쓰게 된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은 매출이 너무 떨어져 가게 문을 아예 닫거나, 직원수를 줄이고, 회사를 다니는 분들, 특히 여행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고심은 하루하루 깊어져만 간다. 물론 별 문제없는데 재택근무를 하게 되어 행복해하는(?) 분들의 모습도 종종 보게 된다.


 하루 5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동하는 기차역에서 근무하는 역무원들은 '코로나 19'에 아무래도 노출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라 기차역의 모습도 점차 바뀌게 되었다. 처음에는 유리문을 내리고 고객을 응대했고, 다음으로는 마스크를 쓰게 되었으며, 그다음 방안으로 유리문 가운데 뚫린 커다란 구멍을 막았고, 최근에는 결국 라텍스 장갑까지 끼고 근무를 하게 되었다. 근무 투입 전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을 끼고 있는 내 모습을 보자면 마치 TV에서 봤던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사의 모습이 상상될 정도다.

[유럽 철도 탐방 중 방문했던 스위스의 생 모리츠]

 매표 업무를 하는 중에 한 중년 여성이 다가온다.


 "열차와 기차역 방역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몇 번이나 하나요? 확진자가 탔나요? 문제없나요?"


 대답을 하기도 전에 여러 가지 질문을 쏟아 내신다. 이런 질문의 정답은 있을 리 없다. 사실과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만 명확히 답변을 드려야 한다. 이미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그중 몇명이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는 것은 뉴스에 이미 나와 있는 사실. 열차와 기차역에서는 수시로 방역 활동을 하고 있고, 역무원들조차 계속해서 소독약과 알콜솜을 이용해 주변을 깨끗하게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 하지만, 마지막 문제없냐는 질문은 나조차 확신할 수는 없는 사항이다. 혹시라도 역무원이나 직원, 다수의 확진자가 열차와 역을 이용해서 역이 폐쇄되거나 열차 운행을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은 정말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서 수시로 방역 활동을 하고 있으며, 확진자가 열차 이용은 했지만,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혹시 언제 어디로 가시나요?"

 "아뇨,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고객은 그렇게 덤덤히 뒤돌아 자리를 뜬다.

 그래... 너무 걱정되어 일부러 방문하셔서 물어보셨을 거야...

 정신을 가다듬고 다음 고객을 맞이한다.

[유럽 철도 탐방 중 방문했던 스위스의 생 모리츠]

 아무리 손에 밀착된다 하더라도, 장갑을 끼고 업무를 한다는 것은 영 어색하고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가끔은 장갑이 꼭 필요할 때가 있다.

 시기적으로 건조한 겨울이다 보니, 현금으로 결제하시는 분들 중 몇몇 분은 손에 침을 발라 돈을 꺼내신다. 보통 때였다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테지만, 요즘은 '코로나 19'의 전염이 확산되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고객이 자리를 떠나신 후 장갑 위에 손소독제를 한번 더 바르고, 돈에도 소독약을 뿌린다. 우리 역무원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의 안전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럽 철도 탐방 중 방문했던 스위스의 체르마트]

 기차역은 경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19'가 처음 발생됐을 때는 마스크도 많이 쓰고, 열차에 빈자리가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줄어들고 점차 안정되는 추세가 되자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분들이 늘어나며, 열차도 다시 매진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 종교 단체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되는 시점부터 거의 모든 고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역에 비치해 둔 손소독제 이용도 많아졌으며, 열차 이용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솔직히 나도 인간인지라 고객이 적어짐에 따른 육체의 편안함도 좋고, 많은 고객을 대했을 때 높아지는 감염도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루빨리 확산도 줄어들고, 치료제도 개발되어 예전의 기차역, 예전의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럽 철도 탐방 중 방문했던 스위스의 체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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